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혁신도시의 명암

부동산은 무슨 계기가 있으면 해당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폭등하는 특징을 갖는다. 경북 혁신도시인 김천시 남면 일대 역시 이 같은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이곳에는 요즘 돈이 넘치고 있다. 농촌 마을인 이곳은 과거 전답이 3.3㎡당 보통 몇 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지난 2005년 혁신도시로 지정되고 때마침 KTX 역사까지 확정되자 지가가 폭등했다. 때를 같이해 정부의 과표현실화정책에 따라 2005년 김천시 평균 공시지가는 29% 오른 데 반해 혁신도시는 273% 상승했고 2006년 역시 시 평균이 19.7% 오른 반면 이곳은 77%나 올랐다. 이에 따라 혁신도시 편입지는 현재 전답이 3.3㎡당 30만원선에 보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상금도 총 3,000억여원이나 풀리고 있다. 김천시는 2005년 혁신도시계획이 발표된 후 지역 발전의 전기로 삼겠다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유치에 성공했다. 혁신도시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편입 지주들도 이에 부응해 잡음 없이 순순히 보상에 응하고 있어 곧 전국의 혁신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기공식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혁신도시로 이미 폭등한 김천시의 땅값을 엄청나게 풀린 보상금이 다시 요동 치게 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높아진 땅값이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많다. 현재 혁신도시의 용지 분양가는 3.3㎡당 평균 150만원을 넘어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근 구미공업단지가 3.3㎡당 50만원 이하에도 제대로 분양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혁신도시의 폭등한 땅값은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구미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용지가 공급되면 지역 경제 회생에 가장 중요한 기업 유치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다. 이전할 공공기관의 과도한 부담 역시 결국 국민의 몫이다. 김천시는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공업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혁신도시 여파로 높아진 땅값이 먹구름을 몰고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역 개발을 위한 다른 지역 용지 매입에서도 혁신도시의 보상가가 기준으로 제시될 것이다. 개발이 상대적으로 뒤진 김천시에서 구미공단보다 높은 가격에 공업용지를 공급할 경우 과연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혁신도시는 지역균형개발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하지만 많은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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