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리스크 최대한 줄여라"… 상황별 시나리오 마련 분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가 발생하자 기업들은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경영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초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은 이번 사태가 당장 남북간 전면전으로 비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남북 긴장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어 또 다른 돌발사태가 생길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기업들은 또 충돌이 재발하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국가 리스크가 급등해 비즈니스 협상이나 투자유치 등에 제동이 걸리고 내수가 위축되는 후폭풍이 닥칠 것을 크게 우려하며 비상경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특히 환율 등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게 돼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사들은 주식ㆍ채권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리스크 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또 제조기업들은 환율이 급등하는 등 수출입여건이 급변할 것에 대비해 외환시장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하며 파장을 진단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3시 넘어 방송 등을 통해 긴급상황을 알게 된 대기업들은 일순 정적이 느껴질 정도로 충격을 받는 모습이었다. 임직원들은 인터넷과 방송 등으로 추이를 지켜보면서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해외 영업부서에는 거래기업들과 해외 현지 법인ㆍ지사들의 문의 전화에 답하느라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부분의 기업 경영진들은 긴급 회의를 소집해 북한 포격의 파장을 면밀히 따져볼 것을 지시하고, 상황별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고토록 했다. 이에 따라 기획실, 대관부서 등은 이번 사태가 미칠 단기ㆍ중기ㆍ장기별 예상 시나리오를 만드는 한편 관가의 정보를 입수하는 데 집중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는 중국으로 나가는 항공기가 이륙 후 내륙방향으로 우회전해 중국 항로로 접어들 수 있도록 긴급 조치한 뒤 순익과 직결된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계는 환율 시장 동향 등을 면밀히 체크하며 사태추이를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태가 일시적 요인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지만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율이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 관계자는 “환율이 어떻게 될 지가 가장 큰 불안요인”이라며 “해외 지법인 등과 연결을 취하며 글로벌 환율 시장 동향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접경지역인 파주에 LCD 공장을 가동중인 LG디스플레이는 경영진들이 특이사항이 없는지 체크할 것을 공장에 주문하는 등 사태 전개에 귀를 쫑긋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사태 전말을 분석하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꼼꼼이 따져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한국 경제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기업들은 그러나 정부와 국제사회가 그동안 대북 리스크를 무난하게 관리해왔다고 보고 이번 사태 역시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SK그룹 관계자는 “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경제회복과 사회통합이라는 측면에서 청신호가 켜졌는데 이번 도발이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면서도 “과거에도 북한 리스크를 정부와 기업이 잘 극복해 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잘 극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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