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CD '차세대 맹주' 놓고 불꽃 각축

日샤프 대규모 투자이어 LG 5세대라인 첫 가동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사업은 올들어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치솟으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일컬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 부문에서 예상하는 올 한해 이익만도 1조원대에 이른다. 베일을 벗은 삼성전자의 LCD 차세대 라인에 대한 투자계획, 최대 경쟁기업인 LG필립스LCD의 세계 최초 5세대 라인 가동, 여기에 일본 샤프의 대규모 투자계획 등은 미래 시장의 맹주를 차지하기 위한 불꽃 각축이 절정에 달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 호황 구가하는 LCD시장 지난해 9월 이후 시작된 LCD시장의 상승세는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찾기 힘들 정도로 가파르다. 20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15인치 모니터용 LCD 가격은 불과 8개월 만에 265달러선으로 치솟았다. 수요는 여전히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노트북과 모니터용 시장수요는 지난해(4,533만대)보다 35% 가량 증가한 6,100만대로 예상된다. 반면 공급은 태부족이다. 지난해 시장이 침체되면서 LCD 업계의 설비투자가 위축됐고 잘 나가던 일본 업체들이 시장에서 '자진 퇴출'됐기 때문. 일본 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삼성전자(20.1%)와 LG필립스(17.1%)가 세계 1ㆍ2위에 올라선 이유다. ▶ 먼저 잡는 게 주인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지금까지 업체들의 대응은 미약하다. 디스플레이(화면) 대형화 추세에 따라 기존 제조라인(1~4세대 라인)으로는 시장 대응이 원천적으로 힘들어졌다. 시장은 '21세기'를 원하는데 업계 기술실력은 '19세기'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그나마 시장 대응에 앞서고 있는 곳이 LG필립스LCD. LG는 이미 지난 2000년 5월 1조6,000억원을 들여 5세대 라인에 대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5세대 라인은 같은 시간 내 종전 세대에 비해 2배 이상 물건을 생산해낼 수 있다. LG가 24일 준공식을 갖고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것은 바로 2년여의 준비작업 끝에 나온 결실이다. 삼성전자의 대응은 이보다는 늦다. 당초 오는 10월께 천안공장의 5세대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었던 삼성전자는 이를 앞당겨 7월 말, 늦어도 8월까지는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타이완 업체의 경우 AU옵트로닉스ㆍCPTㆍ한스타ㆍ치메이 등이 정부 차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을 맹추격 중이지만 준비부터 가동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되는 LCD 업계의 특성상 국내업체를 따라온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 삼성전자, 무엇을 노리나 삼성전자는 분명 5세대 라인에서는 LG필립스에 뒤졌다. 지난해에는 1위를 차지했지만 LG가 삼성보다 3개월 앞서 5세대 라인을 가동함에 따라 생산능력이 월 36만대 늘어나 LG에 뒤지게 된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삼성의 7세대 라인 프로젝트는 이 같은 수세를 단번에 뒤엎을 수 있는 히든카드로 해석된다. 아산 탕정면에 60만평 규모의 7세대 공장을 설립할 경우 현행 천안 LCD 공장(1~6세대 라인)과 맞물려 거대한 LCD 벨트를 형성하게 된다. 생산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7세대 라인이 본격 가동되는 2007년께 전체 LCD시장은 연간 1억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4,500만대)보다 두배 이상 늘어나는 것. 삼성은 올해 1,200만대 수준에서 2007년에는 4,000만대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액으로도 현행 113억달러에서 2005년 380억달러, 2007년 480억달러로 비약 성장을 이어갈 전망. 삼성은 이중 23% 가량을 점유해 2007년 110억달러를 기록해 부동의 1위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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