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DJ-YS 한국정치史의 아이러니

DJ, 임기말 아들문제로 추락… YS 민주계부상으로 立地 확대정국상황이 최근 급변하면서 정치 9단으로 한국정치사에서 오랜 정치적 동반자이자 경쟁자 관계인 김대중(DJ) 대통령과 김영삼(YS) 전대통령 사이에 또다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를 두고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시각이 있다. YS가 최근 민주계 인사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다시 떠올라 정치적 입지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반면 DJ는 자신의 아들 3형제 비리문제와 임기말 레임덕(정권누수) 현상으로 인기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YS는 문민정부 말기인 지난 97년 외환위기 발생과 차남 현철씨의 국정개입 등으로 쓸쓸히 정치무대에서 퇴장, 다시는 정치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그러나 YS가 이끌던 구민주계로 분류되는 서청원 의원이 최근 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14일 대표로 선출됐다. 또 YS에 의해 정치에 입문한 노무현 전 의원이 사실상 집권당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뽑혔다. 서 대표와 노 후보는 모두 경선당선 직후 YS를 방문했으며 노 후보의 경우 YS에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낙점'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YS는 부산ㆍ경남(PK)지역에서의 자신에 대한 오랜 지지기반을 발판으로 6월 지방선거와 12월 대통령선거 등 양대선거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DJ는 월드컵대회 등 중대 국가행사를 앞두고 현직 대통령으로서 임기말 홍일ㆍ홍업ㆍ홍걸 등 자신의 아들 3형제(소위 弘三)의 비리문제로 국정운영에 발목이 잡혀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DJ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 전 고난의 정치역정을 지내는 동안 까닭없이 고초를 겪어온 자식들의 문제가 아킬레스건(최대 취약점)인데도 불구하고 금명간 자식들의 사법처리 위기에 몰려 있다. 특히 DJ는 레임덕현상의 조기 가시화와 권노갑 전 최고위원 등의 퇴진을 요구한 민주당내 쇄신파동에 따라 지난해 11월 초 민주당의 총재직을 사퇴했으며 그로부터 불과 6개월여인 지난 6일 공정한 선거관리를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으나 실질적으로는 자식문제가 직접적인 계기가 돼 민주당 당적까지 버리게 됐다. 이는 국민의 정부 임기 초ㆍ중반 세계 최단기 외환위기 극복, 분단 50년만의 남북정상회담 성사, 한국인 첫 노벨상(평화상) 수상 등 화려한 치적으로 한때 국민 80~90%의 지지를 받았던 것과는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구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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