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가 저평가에 기업 실적·유동성도 월등… 빅밸리 온다

[다시 열리는 코스피 2000시대] 2007년과 2010년 증시 비교해 보니<br>상장사 영업실적 66兆서 90兆로 급증… PER 9.5배에 그쳐<br>되살아나는 美 소비 등 대외변수도 긍정 신호<br>中 긴축·北 리스크 등 변수 많아 상승 발목 우려



"지난 2007년과 비교할 때 지금은 경기흐름과 기업실적ㆍ금리ㆍ수급 무엇을 봐도 나쁜 게 없습니다. 주가 거품의 흔적은 어디서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코스피지수 2,000포인트를 향해 질주하는 최근의 증시를 2007년 당시와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이 내놓는 대답은 한결같다.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실적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되고 있고 저금리에 따른 국내외 유동성까지 몰려들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2007년과 2010년은 질적으로 다른 상황이라는 얘기다. 다만 북한 리스크와 유럽의 재정위기, 중국 긴축 등은 증시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난 2007년의 국내 유가증권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66조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무려 9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년새 기업이익이 무려 30%나 늘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주식가치는 여전히 2007년과 비교할 때 현저히 저평가돼 있는 수준이다. 실제로 2007년 2,000포인트를 돌파할 당시 우리나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3.3배였지만 지금은 9.6배에 불과하다. 2007년보다 주가가 무려 30% 가까이 저평가돼 있는 셈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마찬가지. 전세계 평균(12배)은 물론 이머징마켓(11.5배), 이머징마켓아시아(12.4배)보다도 낮고 대만(12.7배), 중국(12.5배), 인도네시아(14.7배)에도 훨씬 못 미친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면에서는 더 점수가 후하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전망치는 올해 6.1%다. 2007년 성장률이 5.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포인트 높은 것이다. 더구나 성장 둔화를 예상했던 내년 전망치(4.5%)는 3개월 전과 비교할 때 오히려 0.2%포인트 올라갔다. 주목할 점은 최근 침체에서 부진의 늪에서 빠졌던 미국의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2년간 침체의 골에서 허덕이던 미국 경기가 이제 막 바닥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과 증시의 중요한 대외변수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2007년 미국 경기가 고점을 향해 치닫고 있던 것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니다. 김학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2007년과 현재의 주식가치와 기업이익, 경기 흐름 등 구조적 여건을 비교해봤을 때 꺾일 수 있는 요인은 별로 찾기 힘들다"며 "지금 주식시장은 거품이라는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부담도 훨씬 적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구조적 여건 외에 금리와 환율 등 금융시장의 변화도 이전에 비해 시장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는 요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7년 말 기준 5%였던 기준금리는 올해 2.5%까지 떨어졌고 국고채 3년물 금리 역시 5.74%에서 3.17%(12월9일 기준)로 내려간 상태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증시로의 자금 이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마련됐다는 의미다. 환율도 수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143원으로 2007년 말에 비해 200원가량 낮은 상태. 하지만 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좋아지면서 환율은 내려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투자 이익 외에 환차익이라는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전통적인 영ㆍ미 자금뿐만 아니라 일본ㆍ아시아 등 아시아계 큰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밀려들고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은 내년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하고 중국의 긴축 정책도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연평도 도발에서 보듯이 북한 리스크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남아 있어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증시 상승세가 지나치게 수급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지적해야 할 문제"라며 "중국 긴축과 유럽 재정위기, 북한 리스크 등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속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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