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銀, 환율 급락에도 외환수수료는 증가

올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였으나 은행권의 외환거래 관련 수수료 수익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기준 수수료의 원화 환산 평가손보다 외환 거래량과 파생상품 판매 확대에따른 수익이 더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기업체들은 최근 환율 급락과 고유가로 이중고에 처해 있는 자신들에은행들이 너무 인색하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올 1분기 외환거래를 통해 모두 581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 557억원에 비해 24억원(4.3%) 증가하며 이름에 걸맞게 외환 수수료 부문에서 은행권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SC제일은행도 올 1분기 356억원의 외환수수료 수익을 올려 전년 동기의 83억원에 비해 무려 3배 이상이나 늘었다. SC제일은행의 외환수수료 수익은 1분기 전체 수수료 수익 가운데 6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 30.1%에 비해 두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의 19.8%나 23.1%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편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현물환 거래 관련 수익은 줄었으나 파생상품 관련 수익이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스탠더드차타드은행의 인수 이후 딜링룸 확대 등의 영향으로 외환수수료 비중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306억원을 기록하며 300억원대 외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기업은행 역시 외환수수료 수익이 전년 1분기 198억원에서 올 1분기 216억원으로 9% 증가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올 1분기 138억원의 외환수수료 수익을 올리며 지난해 동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1천11.60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1분기말 971.60원으로 40원(4.1%) 급락했으나 은행권 수수료가 늘어난 것은 해외펀드 관련 헤지용 파생상품 등 외환거래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올 1분기 큰 폭 하락해 달러 기준인 외환수수료의 원화 환산액 규모도 줄어들게 돼 있다"며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일부은행의 외환 수수료가 늘어난 것은 해외펀드 판매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1분기 외환 수수료 수익은 27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312억원보다 12.5% 감소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1분기 135억원에서 올 1분기 127억원으로 5.9% 줄었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이 올 1분기에도 대규모 외환 수수료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기업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돈 장사에만 여념이 없다는 지적을내놓고 있다.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의 신승관 박사는 "은행들이 금리를 내릴 때는 조용하다가올릴 상황이 오면 급하게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환율 하락기에도 수수료 등에 대해 상당히 경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이어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환 거래량 증가 등으로 수익이 늘었다면 한시적으로라도 원고와 고유가의 이중고에 빠져 있는 기업들의 짐을 덜어주는배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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