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13일 밤 현대차의 이정대 재경본부 부사장과 김승년 구매총괄본부장을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로 체포해 조사중이다.
글로비스 이주은 사장이 비자금 조성ㆍ횡령 혐의로 구속됐지만 현대차 임원이강제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 부사장과 김 본부장이 현대차 차원에서 비자금을조성하는 데 관여한 혐의가 포착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다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와 구체적인 액수, 사용처 등을 추궁해 범죄 혐의가 입증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채양기 기획총괄본부장(사장)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자금 흐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본부장도 15년 간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지난달 연간 30조원에 달하는 현대차그룹 자재조달을 담당하는 구매총괄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에 깊숙이 관여해 온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부사장과 김 본부장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과정에 정몽구 회장이 관여했는지를 조사해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이달 19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인 정회장의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