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점포 창업 아이템은 큰 비용이 들지 않고, 창업자 자신의 영업력이나 노력여하에 따라 투자대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외환위기 이후 크게 활성화된 창업형태다. 하지만 생존율을 극히 낮다. 기술력이나 서비스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디어만으로 승부를 거는 경우가 많은데다 투자비가 적다보니 수익성이 떨어지면 창업자들이 금방 사업을 포기하기 때문. 업계에서는 무점포 창업의 경우 생존율이 20%대면 성공한 브랜드로 보고 있다. 국내 최대 휴대용 잉크-토너 충전전문업체인 유니비스가 전개하고 있는 ‘잉크가이(www.inkguy.co.kr)는 놀랍게도 가맹점주 생존율이 60%가 넘는다. 잉크가이에 가맹했다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창업자들을 포함하면 80% 이상이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사는 추산하고 있다. 부침이 심한 국내 무점포 창업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잉크가이의 성공비결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서비스, 소자본 아이템을 선호하는 창업시장환경, 본사와 가맹점주간의 신뢰가 어우러진 결과다. ◇ 투자대비 수익성 높아 = 지난 95년 출판 및 영상물 유통업체로 출발한 유니비스는 2003년 비디오ㆍDVD 배달전문점인 ‘비디오맨’을 론칭해 프랜차이즈 업체로 변신했다. 유니비스는 지난해 3월 제2브랜드로 잉크가이를 새로 론칭하고, 프린터 잉크를 방문 충전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잉크가이는 사업 시작 1년 만에 550호점을 돌파하는 등 무점포 창업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현재 잉크가이는 650여개의 가맹점이 운영 중이다. 매달 50여개가 생겨나던 가맹점 출점 속도는 20~30여개로 줄어들었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가맹점 문의가 늘고 있다. 잉크가이는 총 1,250만원 창업비용을 들여 월 평균 300만~500만원의 순익을 올리는 가맹점주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탄탄한 사업성을 자랑한다. 월 1,000만원 이상의 순익을 내는 점주도 적지 않다. 최윤희 대표는 “과거 잉크 충전 서비스는 고객이 직접 빈 카트리지를 갖고 매장을 매번 찾아가야 할 뿐아니라 충전 시간도 길게는 1∼2일 정도 걸려 소비자들의 불편이 크다는데 착안했다”면서 “소비자를 매장에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는 잉크 충전방식을 도입한 것이 주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잉크가이는 올 1월부터 휴대용 토너 충전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토너 충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충전 비용이 1회당 3만원으로, 10만∼40만원을 호가하는 신제품 토너 구입 비용이나 7만∼15만원대의 재생 완제품 토너 구입 비용에 비해 10∼50%나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 탄탄한 물류ㆍ교육시스템 확보 = 잉크가이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유사 브랜드들이 생겨났지만 큰 위협은 되지 못하고 있다. 잉크가이 사업의 핵심인 휴대용 잉크-토너충전기의 기술력에서 차이가 나는데다 본사가 구축한 탄탄한 물류-교육 시스템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 유니비스는 본사가 제품을 주문자상표표시방식(OEM)으로 제품을 생산해 택배 등을 이용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가맹점주들에게 PDA를 지급, 인터넷으로 제품 주문을 받고 있으며 고객이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가맹점주의 핸드폰에 문자로 주문 내역을 알려주는 단문문자서비스(SMS) 시스템을 도입해 항상 현장에 나가 있는 가맹점주들이 고객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등 전산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동영상을 통해 각종 기술교육을 실시하는 등 한발 앞선 시스템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이다. 유니비스는 3명의 R&D 인력을 보유하고 충전장비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현재 잉크충전시 수동식으로 이뤄져 충전량이 일정치 않은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전자동 충전기를 개발하고 있다. 유니비스는 지난해 11월 본사 인근에 300평 규모의 창업보육센터를 마련해 R&D센터와 물류센터를 입주시켰다. 이곳에서 장비개발을 비롯 예비 가맹점주와 기존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진행된다. ◇ 사업영역 확장ㆍ해외진출 = 주로 잉크-토너충전에 국한돼 있던 잉크가이의 서비스 범위는 점차 전산사무용품 납품, 컴퓨터 등 사무자동화기기(OA) AS 및 유지ㆍ관리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일부 가맹점의 경우 대형 오피스를 대상으로 잉크-토너 완제품을 판매하거나 복사지, 사무용품 등을 납품해 짭잘한 부가수익을 올리고 있다. 프린터뿐 아니라 복사기, 팩스 토너 리필 서비스를 실시하는 가맹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유니비스는 가맹점주들이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본사 차원에서 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맹점 확보에 주력해온 유니비스는 올 하반기부터 가맹점 지원에 본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가맹점 매출 활성화를 위해 신문, 잡지광고는 물론 TV-CF를 제작해 케이블TV는 물론 공중파TV에도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다. 또 유니비스는 국내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도 넘보고 있다. 잉크가이의 사업성과 경쟁력을 인정한 해외 교포들이 가맹점 개설을 요청, 현재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등에 가맹점을 개설한 상태다. 특히 유니비스는 이민 창업자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최근 30~40대 이민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창업할만한 아이템이 제한돼 있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재생용품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추세여서 리필 서비스 수요가 많지만 휴대용 잉크-토너 충전기가 일반화돼 있지 않아 사업성이 밝다”고 말했다. 유니비스는 비디오맨과 잉크가이에 이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제3브랜드를 론칭 할 계획이다. ● 가맹점 성공사례
창업 1년만에 월 700만원 매출…투잡스 병행해 짭짤한 부수입도 잉크가이는 총 1,250만원 창업비용을 들여 월 평균 300만~500만원의 순익을 올리는 가맹점주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탄탄한 사업성을 자랑한다. 월 1,000만원 이상의 순익을 내는 점주도 적지 않다. 잉크가이 가맹점주들의 경우 생계형 창업자들이 대부분으로 부부가 함께 운영하거나 여성 창업자도 많다. 월계동에서 별빛점을 운영하는 김형선(45), 신금선(46) 씨는 부부사이다. 목욕탕을 운영하던 부부는 경기침체와 대형 찜질방의 등장으로 매출 부진에 허덕이다 잉크가이 사업을 시작했다. 신씨가 홍보와 가정집 충전을 맡고, 김씨는 기업 홍보와 납품ㆍ충전을 하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을 한 부부는 1년만에 월 7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중 480만원 가량이 순익으로 남는다. 김씨는 "목욕탕을 폐업하고 무점포로 잉크가이에 전념하고 있으나 앞으로 조그만한 점포를 개설할 생각"이라면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기업납품을 늘려 보다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봉천동 잉크콜점 이상순(51) 씨는 대기업에서 이사로 재직하다 명예퇴직한 뒤 학습지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잉크가이 사업으로 전환한 경우. 이씨는 늦게 뛰어든 학습지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확보한 고객을 활용, 잉크가이 사업에서는 성공기를 써가고 있다. 월 500만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리고 그는 최근 직장생활을 하던 아들까지 끌여들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보령시에서 아름드리점을 운영하는 박수연(36) 씨는 보험설계사 출신. 설계사로 일하면서 자신만의 사업을 고민하던 그는 회사내 유망창업 정보를 보다 잉크가이를 접하고 올 2월 동료와 함께 창업했다. 설계사 출신답게 영업력을 바탕으로 회사, 사무실, 학원은 물론 가정집 등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해 8개월만에 월 78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잉크가이는 무점포 창업이 대부분이지만 점포형 창업자도 있다. 부산 우동에서 누리마루점을 운영하는 신종문(36)씨는 새벽시장에서 야채를 팔다 자녀 교육문제와 체력문제로 고민하다 잉크가이 사업을 시작, 1년도 안돼 월 1,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탁월한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투잡스형도 있다. 컴퓨터 조립ㆍ판매회사에서 거래처 영업관리와 납품업무를 하고 있는 정재호(39) 씨는 업무 특성상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고 판단, 잉크가이를 투잡으로 병행하면서 월 300만원이 넘는 부가수입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