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인의 암] <5> 대장암

육류 과다섭취가 발병 주원인<br>혈변·점액변·변굵기 가늘어질땐 '일단 의심'<br>유전성도5~15%… 가족병력있으면조심을<br>50세이상 3년마다 한번씩 내시경검진 필요

대장암은 평소 동물성 지방섭취를 최소화 하면서 고섬유질 식사를 충분히 함으로써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국립암센터 의료진이 대장암 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대장암은 환자 숫자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암 중의 하나이다. 대장암이 증가하는 이유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옛날보다 잘 먹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장암은 선진국병으로 분류된다. 육류 위주의 식사를 하다 보면 대변이 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자연히 담즙산 같은 독성물질의 분비가 촉진돼 장 점막세포가 손상을 받고 변한다. 이 같은 손상과 변화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대장 점막 세포가 양성 용종 단계를 거쳐 악성인 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설탕 같은 정제된 당류의 과다 섭취도 요인으로 작용하며 채소나 과일 등 섬유소를 지나치게 적게 섭취하는 식습관도 발병률을 높인다. 음주와 흡연은 대장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치질이나 변비 역시 대장암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방치할 경우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유전성 대장암도 거론된다. 실제 전체 대장암의 5~15%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가족 중에서 대장암 환자가 2명 이상 있다면 자신도 유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주기적인 검진은 물론, 유전상담을 한번쯤 받아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최근 들어 일부 유전되는 대장암 환자의 경우 암 발생에 관여하는 원인 유전자가 밝혀져 혈액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생할지 여부를 미리 판정해 주는 것이 가능하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대장암으로 증상이 나타났다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대장암 환자들은 변비나 설사 같은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난다.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고 혈변이나 점액변ㆍ복통ㆍ소화불량ㆍ복부 팽만감도 보인다. 하지만 혈변의 경우 대부분 암의 초기 증상이라기보다는 치핵 등 항문질환이 많다. 증상은 암이 생긴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장은 미음(ㅁ)자 모양의 1.5m 정도 길이의 장기로 소장과 항문을 연결하는 곳이다. 소장에서 대장으로 넘어가는 첫 부분이 맹장이며 수직 방향으로 항문과 연결된 끝부분의 15㎝ 정도가 직장이다. 흔히 맹장염에 걸려 맹장을 잘라냈다고 하는데 이는 엄격히 말하면 맹장이 아니라 맹장에서 아래쪽으로 길게 늘어진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긴 것을 잘라낸 것이다. 대장암과 직장암을 구분하기도 하지만 직장도 대장의 일부분이므로 직장암은 대장암에 포함된다. 대장의 굵기는 부위마다 차이가 있는데 상행결장(복부 오른쪽 대장)이 가장 굵으며 S결장(왼쪽 아랫배 쪽에서 직장입구까지) 쪽으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따라서 가장 굵은 상행결장에 암이 생기면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빈혈이나 복통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암 때문이라고 생각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심지어 암이 10~15㎝까지 자라도 모르고 지내다가 오른쪽 배에 혹 같은 것이 만져져 병원을 찾는 오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굵기가 가는 하행결장에 암이 생기면 암의 크기가 2~3㎝만 되어도 혈변이나 변비 등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직장에 암이 생기면 변이 가늘어지거나 변을 보고 나서도 개운하지 않다. 변에 피나 누런 코 같은 점액이 섞여 나오는 등 치질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예방법은 식생활을 가급적 고섬유질로 하면서 동물성 지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정기적인 대장검진도 중요하다. 대장암 발생 전단계인 용종은 내시경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따라서 50세 이상이라면 3년마다 한번정도 내시경 검진을 받도록 한다. 가족력상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그 가족에서 대장암이 발생한 최소 나이보다 5년 빨리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장암 치료는 수술이 기본이다. 그러나 암이 발견될 당시에는 많은 환자의 경우 암 주위 림프절 등에 퍼져 있다. 주변의 중요한 혈관이나 신경, 뼈 등 인근부위에 퍼져 있을 경우 암을 함께 도려내지 못하므로 방사선 치료를 이용해 암세포를 죽인다. 아주 초기단계가 아니면 암세포가 전신으로 전이되어 있으므로 수술과 항암제를 투여해야 한다. 이들 세가지 치료법 중에서 수술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고,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 치료는 수술전후 보조수단으로 이용된다. 대장암의 치료성적은 좋은 편이다. 전이가 되지 않았다면 암 크기가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1기암의 5년 생존율은 약90%, 2기는 60~80% 정도이다. 그러나 림프절로 전이가 된 3기암은 50% 전후로 뚝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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