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금 투자풀 유인… 증시안전판 기대

■ 연기금 투자풀 수익률 높다경쟁원리 도입·원칙투자로 예상밖 실적 연기금 투자풀의 평균 운용수익률이 증권업계의 펀드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이 제도가 시행 1년 만에 확실히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이 제도가 도입될 때만 하더라도 이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시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경쟁원리를 도입하고 철저히 성과를 측정해 '풀'의 재원을 실적이 좋은 펀드에만 배분하니 놀라운 성과가 나타났다. 단순명료한 투자원칙을 지킨 것이 기대 이상의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실적은 부처 이기주의로 '공동운용'을 한사코 기피하고 있는 각종 연기금을 투자풀로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투자풀이 일관된 투자원칙을 고수하면서 큰손 역할을 할 경우 주식ㆍ채권시장의 영향력 있는 기관투자가로 자리잡아 시장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연기금 투자풀 유입 가속화 연기금 재원은 곧 주관하는 정부 부처의 이해와 맞닿아 있어 공무원들의 '밥그릇'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1년이 지났는데도 연기금 투자풀이 3조3,105억원에 불과한 것은 각 부처 산하의 연기금들이 돈을 손에 쥐고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투자풀'의 실적은 각 연기금으로부터 재원을 끌어내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어디에 맡겨도 이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없다는 명분이 공론화되면 더 이상 핑계를 댈 여지가 없다. 연기금뿐만 아니라 다른 공공성 재원들의 참여도 쉽게 확산시킬 수 있다. 정부도 투자풀의 실적에 고무돼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의 펀드 운용시스템을 벤치마킹해 투자풀의 시스템을 보완해나가면서 장기적으로 투자풀 참여대상을 정부투자기관이나 국립대학 등 공공기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주식시장 기반확충에 큰 도움될 듯 정부는 주식시장이 급락하거나 장기간 지지부진할 때마다 시장부양을 위한 단골메뉴로 '연기금 투자확대'를 들고나온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그 같은 말을 전혀 곧이듣지 않는 게 현실이었다. 그러나 연기금 투자풀이 예상을 뒤엎고 증권업계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림으로써 연기금의 투자풀 유인이 한층 커졌다. 지금까지는 시장평균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이익을 내 연기금을 관리하는 운용역들을 '곰바우'라고 비아냥거렸으나 이제는 '짱'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낮은 수익률 때문에 선뜻 연기금 투자풀에 참가하지 않았던 각종 기금들이 입질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부의 주식시장 저변확대를 위한 연기금의 주식투자 독려에도 큰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장승우 기획예산처 장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년 47개 연기금의 주식투자 규모가 간접투자 2조원을 포함해 6조~7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는데 장 장관의 이 같은 발언도 이제는 빈말이 아닌 것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기금 투자풀 수익률이 업계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앞으로 연기금의 주식투자가 활성화되고 증시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내부규정ㆍ거래관행 개선 등 걸림돌 제거해야 투자풀의 운용성과도 중요하지만 연기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풀'에 끌어들이려면 시스템의 정비가 시급하다. 투신업계 관계자는 "연기금 투자풀이 초과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각 연기금의 기존 거래관행과 내부규정 등의 제약 때문에 통합펀드에 적극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통합펀드가 MMF나 채권형ㆍ채권혼합형으로만 구성돼 있어 기금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형 등 새로운 유형의 펀드를 추가해 다양한 운용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연기금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펀드보수(수수료) 인하요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그렇게 해서 수수료를 줄인다고 수익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정상적인 거래와 투자실적으로 운용회사를 선정하는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화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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