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강남권서도 '깡통 아파트' 속출하나

무리한 대출로 투자… "팔아도 남는 돈 없어"<br>대치·도곡동 등 집값 추가 하락땐 매물 쏟아질듯

주거 1번지 강남에서도 집을 팔아 전세금과 은행 대출을 상환하면 한푼도 남지 않는 이른바 '깡통 아파트'가 등장하는 등 거래침체와 집값 하락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서울 강남권 전경.

"아파트 가격이 조금만 더 떨어지면 집 팔아도 손에 남는 게 없는 투자자들 속출할 것입니다."(도곡동 P공인의 한 관계자) "초조해서 밤잠 설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중개업소 찾아오는 사람 많아요." (대치동 H공인의 한 관계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아파트 가격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면서 강남권에서도 '깡통 아파트'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한 물건의 경우 아파트를 팔아도 전세금과 대출금을 갚고 나면 한푼도 손에 쥘 수 없다는 얘기다. 13일 서울 대치동과 도곡동 등 강남권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무리한 대출을 받아 투자한 후 아파트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집을 팔아도 전세금과 대출금을 상환하고 나면 몇 천만원밖에 남지 않는 물건이 이따금 등장하고 있다. 도곡동 A아파트 전용 85㎡형의 매물은 현재 11억~11억5,000만원 수준으로 지난 2007년 14억원에 비해 최고 3억원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이 물건을 11억원에 팔 경우 전세금(5억7,000만원)을 돌려주면 5억3,000만원이 남는다. 하지만 14억원에 매입할 당시 금융권으로부터 받은 5억원의 대출금을 갚으면 사실상 3,000만원밖에 남지 않게 된다. 이 지역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2006년과 2007년에 대출을 많이 받아 투자한 사람들이 많지만 매물이 소화되지 않으면서 이들의 속앓이도 커지고 있다"며 "지금 현재는 깡통 매물이 간간이 나오고 있지만 가격이 더 떨어지면 이런 물건이 급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치동 역시 마찬가지다.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매입한 투자자 중 아파트 가격이 지난 2~3년간 2억~3억원씩 하락하면서 속을 태우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예정 아파트에서는 아직 깡통 아파트가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1억원 정도만 가격이 더 떨어지면 문제는 심각해질 것"이라며 "특히 사업자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은 대출금 비중이 높아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수록 가격은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어 무리한 대출을 받아 투자한 물건의 경우 자칫 경매시장으로 넘어갈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대출이 많은 물건은 중개업소에서도 소극적이어서 결국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현상은 거래 단절이 낳은 부작용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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