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9월 26일] 외국인 직접투자 대상에서 밀려나는 한국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세계투자 보고서’에 나온 외국인들의 한국 직접투자((FDI) 실적 감소는 우리 경제의 문제점과 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FDI 순유입액은 26억3,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46.1%나 줄었다. 세계 순위는 47위에서 60위로 밀려났다. 835억달러의 중국이나 일본ㆍ홍콩ㆍ싱가포르 등 경쟁국은 말할 것도 없고 태국ㆍ인도네시아ㆍ베트남 등에도 한참 뒤진다. 특히 FDI 순유입액은 3년 연속 급감해 감소현상이 추세적으로 굳어지고 있지 않으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반면 지난해 한국의 해외투자는 152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87.9%나 늘었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당면과제는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다. 투자위축은 고용사정 악화를 부르고 소비위축으로 이어진다. 지금의 경기침체는 대외여건 악화 탓도 있지만 투자부진도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의 투자부진은 이처럼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우리 기업은 자꾸 밖으로 나가는 데 따른 것이다. FDI 순유입액 감소는 우리 경제성장률 저하, 고유가, 인수합병 감소 때문이라는 게 UNCTAD의 분석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방증이다. 수도권공장설립제한 등 규제가 심하고 교육 등 외국인들의 국내 생활여건도 미흡하며 전투적 성향의 노조 때문에 노사관계가 불안한 실정이다. 특히 노사관계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투자애로 요인의 첫째로 꼽는 문제다. 경제가 살아나려면 외국 기업을 들어오도록 하고 밖으로 나가는 우리 기업이 국내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들이 투자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매력적인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새 정부는 기업친화적 정책을 내걸고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각종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체감할 정도로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만큼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노동계도 달라져야 한다. 툭하면 파업을 벌이는 강성활동을 지양하고 대화와 타협의 합리적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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