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산 추락 헬기조종사 기상상황 통보 못받았다
갑작스런 안개로 항로이탈 가능성
임웅재 기자 jaelim@sed.co.kr
육군 UH-1H 헬기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 부근에 짙은 안개가 낀지 모르고 저고도 비행을 하다가 안개를 만나 급하게 고도를 높여가다 해발 1,000여m 사고지점에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육군은 21일 사고 헬기의 조종사 신기용(44) 준위와 부조종사 황갑주(35) 준위가 사고 현장인 용문산 지역을 비행하면서 "계기비행으로 전환하시지요. 계속 구름 속을 지나고 있습니다. 고도 올리세요. 2,000피트, 3,000피트(약 1,000여m)" "아직도 구름 속을 지나고 있다. 고도는 3,000피트다" 등의 대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육군 항공규정상 특정 지역의 기상정보는 조종사가 요구해 부대에서 알려주도록 돼 있지만 비행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이와 관련한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응급환자를 수도병원으로 이송할 때, 그리고 다시 부대로 복귀할 때 기상상태가 시계 5마일로 저고도 비행이 가능한 상황이어서 조종사가 날씨가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게 육군의 설명이다.
사고지역은 당시 5~10ｍ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짙은 안개가 끼어 있었다. 조종사가 특정 지역의 기상 확인을 요청하면 해당 정보를 주요 산 정상에 설치된 비행협조소(FCC)나 비행작전본부(FOC)를 경유해 조종사에게 전달되도록 육군 항공규정에 명시돼 있다.
한편 군 당국은 현장에서 수거한 통화기록장치를 복구ㆍ분석 중이며 수사 결과가 나오려면 3~4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