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가 포커스] 만신창이된 잭웰치 신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인'으로 추앙받던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회장이 만신창이가 됐다. 사연은 이혼 소송을 제기한 부인이 위자료를 많이 받으려고 웰치가 GE로부터 제공받고 있는 은퇴 후 특전을 낱낱이 적시하면서 비롯됐다.부인의 이혼 서류를 첫보도한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아주 흥미롭다. 은퇴한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소유의 맨해튼 고급 아파트, 업무용 항공기를 사용하고, 심지어 레스토랑, 포도주, 야구 경기 1등석까지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것. 이 사실이 폭로되자 어느 회계학자는 기소되어야 할 사안이라며 흥분했고, 주가가 떨어져 실망한 투자자들은 웰치가 회계부정으로 걸려든 기업인들과 다를 게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 같은 비난이 쏟아져도 웰치는 현역 경영인이었을 때의 뚝심을 보여줬다. 그는 며칠후 뉴욕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20년동안 GE를 이끄는 과정에서 주가를 40배 이상 올려놓았기 때문에 그런 특전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력하게 항변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고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공식 조사 보도가 나오면서 그는 지난주말에 공식적인 연금 이외의 특전을 포기하겠다고 회사에 제의했다. 또 식당비용은 자신이 냈고, 야구경기는 한번만 봤을 뿐이라고 변명하면서도, 회사 아파트와 비행기는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연간 200만~250만 달러에 이르는 아파트와 비행기 사용료를 냄으로써 공짜로 GE와 주주들에게 자문을 해주게 됐다고 주장했다. 연금과 스톡옵션은 현역시절 경영을 잘 한데 대한 보상이고, 아파트와 비행기는 GE가 잘되라고 자문해주는 대가라는 얘기다. 그가 특전을 포기했다지만 회장시절 연봉의 절반이 넘는 연간 900만 달러의 연금을 받고, 지난 2월말 기준으로 2,190만 달러 어치의 스톡옵션을 갖고 있다. 게다가 회고록 발간으로 710만 달러를 받았다. 펜실베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은 최근 '한때 잘 나갔으나 지금 무너진 경영인'으로 엔론의 케네스 레이, 월드컴의 버나드 에버스 전회장과 함께 웰치를 꼽았다. 그는 지난해 7월 하니웰 인수에 실패한 후 NBC 방송에 나와 "일찍이 고향으로 돌아가 영웅으로 살았어야 했다"며, CEO 자리를 1년 연장해서 이미지가 실추한 것을 후회했다. 그때라도 정말로 매사추세츠주 고향으로 돌아갔으면, 뉴욕에 살면서 생긴 지금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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