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파트값 '거품붕괴' 시작됐나

■ 강남 재건축아파트값 하락세多주택 보유자 중과세등 투기대책 '약발'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기준 강화, 다(多)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제ㆍ제도상의 불이익 등이 강남권 소형 아파트값을 하락세로 반전시킨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부터 지속된 가격상승으로 인해 더 이상 집값이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매도자들 사이에서 '버블 붕괴'를 우려, 시세보다 싼 가격의 급매물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눈여겨볼 것은 집값 상승ㆍ하락이 강남권 소형 재건축 아파트에서 항상 시작돼왔다는 점.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집값상승도 이들 단지에서 촉발됐고 외환위기 이후 2년간 지속된 하락장 역시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그 단초를 제공한 바 있다. ▶ 하락국면으로 반전될 것인가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보합세를 이어가던 강남권 재건축 소형 아파트값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4단지 13평형은 일주일 만에 2,000만원 떨어진 값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같은 지역의 주공 1단지 15평형 역시 1,000만원 하락하는 등 강남 개포지구 전단지에서 200만~3,000만원 정도 매도호가가 떨어졌다. 강동ㆍ송파구 등 다른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강동구 암사시영 2단지 13평형이 750만원, 둔촌주공 4단지 23평형도 1,000만원 정도 가격이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 저밀도지구 역시 주공 1단지 10평형이 1,000만원 떨어진 것을 비롯, 시세보다 500만~1,000만원 정도 낮게 나온 급매물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 집값 '버블 붕괴'의 시작인가 '9ㆍ4 대책' 등 정부의 고강도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 주택 청약시 1순위 자격 박탈 등의 정부 대책이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약효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매도자들 사이에서 거품붕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주요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격이 상투 끝에 도달했다며 시세보다 싼 값에라도 팔아 이익을 남기겠다는 '시세차익형' 매물 출하가 늘고 있는 것이 그 이유. 강남구 개포동 미래공인의 김봉균씨는 "지난 9월까지만 해도 가격 흥정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500만~1,000만원 정도는 깎아줄 수 있다며 매수자를 구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동 대지공인중개업소의 한재수 사장은 "사자세력은 줄고 팔자세력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호재가 없다면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다른 지역으로 확산 가능성 있나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제외한 다른 아파트값은 매도호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114의 자료에 따르면 비재건축 단지와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 값은 10월 초에 비해 소폭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시세 조사자료에 따르면 9월 말에 비해 서울은 0.3%, 신도시 0.47%, 수도권 0.46% 상승률을 기록, 오름폭은 둔화됐지만 여전이 상승기조는 계속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강남권 소형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세가 일정 기간 지속될 경우 중대형 평형과 수도권 아파트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남권 소형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은 집값상승에 불안을 느낀 실수요자들에게 가격하락에 대한 인식을 굳히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철균기자 이종배기자 민병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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