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심층진단] 리딩뱅크 경쟁 본격 시동

"LG카드·외환銀을 내품에" 각축<br>"한 곳만 가져와도 리딩뱅크" 몸집키우기 승부<br>LG카드 놓고 우리금융·신한·씨티銀적극 행보<br>하나·농협등 외환은행 인수 물밑경쟁 시작<br>국민銀지주사 출범·M&A등 대응여부도 관심


[심층진단] 리딩뱅크 경쟁 본격 시동 "LG카드·외환銀을 내품에" 각축"한 곳만 가져와도 리딩뱅크" 몸집키우기 승부LG카드 놓고 우리금융·신한·씨티銀적극 행보하나·농협등 외환은행 인수 물밑경쟁 시작국민銀지주사 출범·M&A등 대응여부도 관심 조영훈 기자 dubbcho@sed.co.kr 올해를 몇 달 남기고 금융권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의 은행 구조조정과 카드 부실로 파산위기에 몰렸던 금융회사들이 정상화되면서 시장에 대형 매물로 나와 이를 인수하기 위한 각축전이 전개되고 은행통합과 지주회사 설립이 진행 중이다. 덩치를 키워 리딩뱅크가 되려는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가 지난주 잇달아 LG카드 인수를 위한 주간사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물밑 경쟁도 시작되고 있다. 외환은행과 LG카드 중 하나를 인수하게 되면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단숨에 리딩뱅크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리딩뱅크 전쟁에 포문을 연 것은 신한지주. 신한지주는 지난 5일 신한ㆍ조흥은행 통합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13일 합병을 결의했다. 이에 신한ㆍ조흥 통합은행은 내년 4월 출범과 함께 단숨에 163조2,000억원대의 자산규모로 커지게 된다. 이는 리딩뱅크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자산 199조5,000억원에 36조원대 차이로 근접하는 규모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초에 “오는 2008년까지 은행 부문 1위에, 시가총액 5위로 등극하겠다”고 선언한 비전에 한발짝 다가서는 셈이다. 신한지주는 통합은행 출범과 함께 새로운 금융기관에 대한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다. 신한지주는 LG카드 인수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고 UBS증권과 매각 자문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균 신한카드 사장은 최근 구체적인 인수금액까지 밝히며 LG카드 인수 의지를 표명했다. 신한카드와 조흥카드의 고객을 합쳐도 600만명에 불과한 신한지주 계열의 카드사는 LG카드 인수를 통해 고객 수 1,500만명을 확보하게 된다. 신한금융그룹이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우리금융지주도 지난주 CSFB와 LG카드 인수를 위한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주회사 형태를 갖고 있음에도 증권 부문을 뺀 카드와 보험 부문에 취약점을 갖고 있다. 우리은행의 카드 부문은 고객 수와 영업력 면에서 하위권을 맴돌아 은행 영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LG카드 인수를 통한 대형화가 불가피한 상황.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리딩뱅크 대열에서 탈락하지 않으려면 LG카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외국계의 대표주자인 한국씨티은행의 움직임도 변수다. 한국씨티은행은 외환은행보다는 LG카드 인수에 적극적이다. 씨티은행이 외형보다는 실속을 중시하고 있어 외형 확대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씨티의 글로벌 금융전략은 ‘은행+카드’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있기 때문. 특히 씨티은행이 진출한 전세계 각국에서 카드 부문이 3위 밖으로 처진 경우는 거의 없어 LG카드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딩뱅크 지위 확보를 위한 클라이맥스는 ‘외환은행 인수전’이다. 11월이면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의 매각이 가능하기 때문. 외환 쪽에서는 “당장 외환은행을 매각하기보다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히지만 하이닉스 지분 일부 매각과 M&A를 통한 현대건설 정상화 방안 등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매각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6월 말 기준 외환은행의 자산은 72조원. 신한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자산 200조원을 넘어서 국민은행을 제치게 된다. 12월 지주회사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자산 99조원의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자산규모는 171조원에 달해 단숨에 2위권으로 뛰어오른다. 하나은행은 골드만삭스로의 자사주 매각에 성공함에 따라 M&A를 위한 실탄을 일부 확보했다. 우리은행도 복병. 민영화 등 산적한 과제가 남아 있지만 125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우리은행이 외환은행과 합칠 경우 197조원의 거대 공룡이 탄생해 리딩뱅크 전쟁에 가세할 수 있다. 국책은행들의 움직임도 간과하기 어렵다. 농협은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꼴(농협신용은행)과 제휴에 나서 프랑스식 모델을 발판으로 한 상업은행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이 향후 시중은행으로의 전환 포석과 맞물려 외환은행이나 LG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리딩뱅크로 등극하게 된다. 이처럼 리딩뱅크 경쟁주자가 많아진 것은 증시가 활황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조흥과 서울은행을 인수,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현상이 빚어졌던 것은 자본확충을 통한 자금조달에 성공한 덕분이다. 두 은행은 98년 IMF 경제위기를 겪은 후 회복세를 탄 증시에서 해외 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통해 조 단위의 자금을 조달해 덩치가 더 큰 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얼마든지 GDR 발행과 내부 유보를 합치면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각종 M&A 경쟁에서 비껴가고 있는 국민은행의 대응도 주목된다. 강정원 행장은 최근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증시에서 국민은행이 시가총액 2위로 도약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영업확충과 주가상승만으로 국민은행이 리딩뱅크의 지위를 유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강 행장이 취임 1년 동안에 국민은행의 내부 추스르기에 성공한 만큼 리딩뱅크 수성을 위해 그동안 부인으로 일관했던 ‘지주회사 출범’이나 ‘금융기관 인수’를 다시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하지만 어느 은행이 외환은행ㆍLG카드 인수전에 성공하더라도 외형이 200조원에 불과해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의 자산 1,700조원, 미국의 씨티그룹 1,550조원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아무리 큰 M&A가 이뤄져도 글로벌 은행과의 대결에 성공하기 위해 추가 M&A가 요구되고 더욱이 해외영업을 강화, 글로벌 뱅크로 거듭나야 한다. 입력시간 : 2005/10/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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