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3일부터 시판하고 있는 신형 싼타페의 가격이 기존 싼타페보다 크게 인상돼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형 싼타페 가격은 4륜구동 모델의 경우 2천400만원에서 3천300만원으로, 기존 싼타페(2천20만-2천457만원)보다 20% 이상 비싸졌다.
때문에 자동차동호회를 중심으로 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는 "신차 출시를 이유로 가격을 올려도 너무 올렸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엔진 배기량이 2천cc에서 2천200cc로 커지고 변속기도 4단에서 5단으로 바뀌었으며 차체도 넓어지는 등 신형 싼타페는 기존 모델과 완전히 다른 차종이어서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성능과 사양 등에서 기존 싼타페가 쏘나타급이라면 신형 싼타페는 그랜저급"이라며 "글로벌 전략차종인 신형 싼타페는 판매가격 인상분보다 월등히 우수한 상품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같은 7인승으로 신형 싼타페의 경쟁차종인 기아차 쏘렌토나쌍용차 카이런의 가격 및 성능 등과 비교하며 여전히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카이런 2천700cc급은 최고 출력이 176마력/4천rpm으로 신형 싼타페(153마력)보다 높지만 가격은 2천384만-3천211만원으로 싼타페보다 다소 싸다.
쏘렌토 2천500cc급(최고 출력 174마력/4천rpm)의 가격도 2천694만-3천139만원이다.
그러나 연비는 4륜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신형 싼타페가 11.4㎞/ℓ로, 쏘렌토(10.7㎞/ℓ)나 카이런(10.6㎞/ℓ)보다 좋다.
이 같은 가격 논란 속에서 신형 싼타페는 출시 첫날인 23일 4천12대의 계약 실적을 올리는 등 일단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이는 기아차 스포티지(6천727대)나 쏘렌토(5천50대), 현대차 투싼(4천166대) 등의 첫날 계약대수보다 다소 적지만 출시전 사전 계약을 받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라는 게 현대차측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그러나 높아진 가격과 최근의 SUV시장 위축 등의 요인으로 신형 싼타페의 전체적인 판매실적이 기존 산타페에는 다소 못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가 정한 신형 싼타페의 내년 내수판매 목표는 6만대로, 2003년 7만7천대등 연평균 7만대 안팎의 판매실적을 올렸던 기존 산타페보다 적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22일 신차발표회에서 판매전망에 대한 기자들의질문에 "내수시장에서 기존 싼타페만큼 팔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싼타페가 비싸진 차값에 어울리는 성능과 사양을 지녔는지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