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25일 당 공천문제와 관련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거 개입을 공식 비판하며 ‘탈(脫)호남’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 김 전 대통령 측이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차남 김홍업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낙천 결정을 비판한 것에 대해 “국가의 원로 지도자들이 선거에 직접 개입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보여지지 않도록 신중한 자세를 보여주는 게 바람직하지 않는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자제와 측근이라고 하더라도 깨끗하고 건전한 정당을 만들겠다는 공천심사 기준을 정확하게 적용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박 전 실장 등의 낙천 배경을 설명했다. 손 대표는 당의 공천 결과에 대해 “호남지역의 소위 지역주의라고 하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틀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그런 뜻이었다”며 “호남에서 공천만 받으면 그냥 천년만년 국회의원을 해먹을 수 있다는 인식에서 벗어났다는 데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이날 손 대표의 발언이 전국정당화에 대한 의지와 호남 및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회한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온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박상천 공동대표와 전화를 통해 박찬희(서울 성북을) 전 민주당 대변인, 비례대표 이경숙(〃 영등포을) 의원, 치과의사 출신 임성락(〃 중랑갑) 예비후보의 지역구 공천을 확정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미공천지인 인천 남동을에는 출마 신청자가 없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