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4일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비밀리에 만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이날 회동은 이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간 ‘후보 검증’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당내 경선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신라호텔에서 열린 탤런트 윤태영ㆍ임유진 씨의 결혼식장에서 인사를 나눈 뒤 자리를 옮겨 인근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이날 회동은 김 전 대통령의 사전 요청에 의한 것으로 두 사람은 약 1시간 30분 동안 최근의 정국현안에 대해 폭 넓게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은 최근 김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 씨가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해 축하의 뜻을 전했으며, 김 전 대통령은 당내 검증 논란에 대해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의 김기수 비서실장은 “두 분이 배석자 없이 같이 식사를 하면서 정치문제는 물론 다른 주제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도 “과거 신한국당 시절부터 두 분이 인연이 있었고 새해 인사 자리에서 미리 약속을 했기 때문에 만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지난해 말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회동하는 등 대선을 앞두고 정치원로로서의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두 사람이 만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정치적인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 약속’을 한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