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동영 후보 지도력 '최대 위기'

후보 단일화·당내 결속·민심 수습 모두 엇박자


정동영 후보 지도력 '최대 위기' 후보 단일화·당내 결속·민심 수습 모두 엇박자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가 지도력 위기를 맞고 있다. 정 후보가 경선 승리 이후 지난 36일간 범여권 후보 단일화, 당내 결속, 민심 흡수 등 3대 과제를 매끄럽게 풀어내지 못하자 당 안팎에서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의 합당 불발은 이번 위기의 결정적 단초를 제공했다. 정 후보는 지난 12일 호남 민심을 껴안기 위해 서둘러 민주당과 1대1 합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분배분 비율에 대한 당내 불만이 쏟아졌고 결국 당내 중진과 민주당 간 이견을 조율하지 못해 협상이 일단 결렬됐다. 정 후보는 20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합당 협상은 진행 중"이라며 "기다리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으나 비슷한 시각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합신당과의) 재통합이나 후보단일화가 불가능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독자출마 의사를 못 박았다. 정 후보는 또 최근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측에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지만 문 후보는 이날 정 후보를 향해 "후보 사퇴를 공식 요청한다"며 "동의하기 힘들다면 공개토론회를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정 후보에게 "무능한 정치세력임을 인정하고 부패와 무능을 넘는 대한민국 재창조의 기치 아래 거듭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범여권 대표선수 교체론을 공식화한 셈이다. 신당 내 386 출신의원들마저 노골적으로 정 후보를 흔들고 나섰다. 우원식ㆍ우상호ㆍ이인영 의원 등 386 출신을 포함한 신당의 초ㆍ재선 의원 38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정 후보와 문 후보에게 '선(先) 연합정부 구성 합의-후(後) 후보 단일화' 추진을 공개 제의했다. 우상호 의원 등 386 의원들 상당수는 정 후보로부터 당 선거대책위원회 참여를 요청받았으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경선 후유증'으로 인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당 안팎에서 이들 386 의원들이 사실상 후보교체 압박을 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정 후보가 후보교체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우선 당심(黨心)을 다시 추슬러 '집토끼'를 먼저 잡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86 의원들의 이탈, 중진들의 동요는 당의 사기를 떨어뜨려 지역별 선거책임자들의 의욕 상실을 유발시키고, 이는 다시 후보의 지지율 답보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정 후보의 지지율은 현재 10% 초반에 머물고 있다. 정 후보는 최근 "아무도 (선거운동을 위해) 뛰지 않는다"며 선거책임자들을 질책했다. 그러나 정 후보 본인이 먼저 당의 중진 등과 함께 대화하고 머리를 맞대는 소통의 모습을 보여야 당심도 열린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정 후보는 이날 당의 중진인 정대철ㆍ정세균ㆍ이용희 의원을 각각 총괄ㆍ정책ㆍ조직담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해 분위기 쇄신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김한길 의원도 전략담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돼 전술적 변화도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비판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정 후보의 핸디캡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 후보는 비노(非盧) 성향의 후보이지만 현 정부에서 요직을 지냈기 때문에 여전히 노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정 후보의 주요 정책기조가 참여정부와 뚜렷이 구별되지 않은 점도 그 원인 중 하나다. 정 후보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최근 대학입시 전면 폐지 등의 공약을 추가로 내놓았지만 실현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어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입력시간 : 2007/11/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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