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명에서 60억명으로 [통신사 新성장동력 해외서 찾는다] '통신한류' 앞세워 '글로벌 대전' 가세 관련기사 이통사 해외진출 후광효과 '쏠쏠' 지난 5월 초 베트남 호찌민시 하이바쯩 거리에 있는 SK텔레콤 ‘S-폰(Fone)’ 대리점에서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은 20대 여성이 나오고 있었다. 손에 폴더형 휴대폰을 쥐고 있던 그 베트남 여성은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폴더를 열더니 “알로(Aloㆍ‘여보세요’의 베트남어)”를 외쳤다. 그리고 하염없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자전거를 타고 모퉁이를 돌아갔다. 한 10분쯤 지났을까. 이번에는 갈색 피부의 베트남 남성이 대리점 안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한 손으로 사용설명서 같은 것을 읽고 연신 싱글벙글 웃으며 거리 저편으로 걸어갔다. 블루오션을 찾으려는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필사적으로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다. 4,000만이 아닌 60억 세계인을 잠재고객으로 여기는 글로벌 통신대전에 국내 업체들도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통신한류 세계에 심는다=국내 통신사들은 한류열풍이 거센 아시아 시장에 통신한류를 심어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미 베트남에 현지 사업자를 설립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미국에 진출했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경험을 선진시장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KT와 KTF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몽골, 인도네시아 등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아시아를 기반으로 선진시장에 나아간다는 장기적인 포석이다. SK텔레콤이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주력하는 곳은 중국 시장이다. 중국 시장은 이동통신 가입자가 4억명에 이르지만 가입률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국내의 전체 가입자보다 많은 6,000만명이 새롭게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할 정도로 성장속도도 빠르다. 그만큼 시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중국 2위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10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매입했다. 또한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국형 3세대(3GㆍTD-SCDMA) 서비스의 상용화를 지원하며 중국 정부와도 협력하고 있다. 향후 중국 3G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정지작업인 셈이다. 차이나유니콤은 국내에서 사용하는 2세대 통신방식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과 유럽형 이동통신(GSM)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결정될 3G사업자 선정에서 비동기식 3G(WCDMA) 사업권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이나유니콤과의 협력이 중국 시장 진출은 물론 해외에 공동 진출할 수 있는 막강한 기반인 셈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통신산업 등 기간산업에 대한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로 결정해 SK텔레콤의 중국 진출을 간접 지원하기도 했다. ◇협력사 가입자도 우리 가입자=로밍 사업이 활발해지면 국내 가입자가 해외에 나갈 때 생기는 매출은 물론 해외 여행객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발생하는 인바운드 로밍 수입도 생겨난다. 특히 지난해부터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채택한 비동기식 3G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본격화되면서 인바운드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인바운드 로밍 매출은 SK텔레콤의 경우 2005년 108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25억원으로 증가추세를 보였고 KTF는 2005년 43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단지 해외 업체들과 제휴해 망을 빌려주는 것만으로 해외 업체들의 가입자가 국내 이통사들의 매출원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강화되고 있는 통신동맹은 성장한계에 다다른 국내 이통사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또한 동맹업체들과 휴대폰을 공동 조달할 경우 구매 원가를 대폭 낮출 수도 있다. SK텔레콤 가입자는 2,000만명이지만 중국의 차이나유니콤은 무려 1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전략적 제휴를 맺은 양사가 휴대폰 공동구매까지 협력관계를 확대하면 SK텔레콤으로서는 1억7,000만명 규모의 가입자를 갖춘 사업자가 되는 셈이다. KTF도 일본 1위 사업자인 NTT도코모와 전력적 제휴를 맺어 휴대폰 공동 구매, 콘텐츠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NTT도코모 가입자는 5,000만명 수준이며, 특히 3G 가입자는 3,000만명에 달해 KTF의 3G전략에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대의 이통사 연합체인 비동기식사업자연합(GSMA)이나 BMAㆍ커넥서스 등 통신동맹도 한국 통신기술 수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GSMA는 KTF가 제안한 모바일 결제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통신맹주인 싱텔 역시 SK텔레콤을 자사가 주도하는 통신동맹 BMA에 가입시켜 SK텔레콤의 다양한 서비스을 도입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이방형 SK텔레콤 부사장은 “BMA 같은 통신동맹의 경우 우리가 배울 것도 많지만 가르쳐주고 싶은 것들도 많다”면서 “BMA를 통해 아시아권에서 견고한 로밍벨트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럽ㆍ미국 등 선진시장으로 글로벌 협력관계를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한 회선에 여러 개의 신호를 동시에 보낼 수 있는 고속 무선데이터통신 기술. 한국이 지난 2000년 10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MDA):음성ㆍ문자뿐 아니라 사진이나 동영상 등 영상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3세대 기술. 기존 전송방식보다 대용량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유럽형인 GSM을 기반으로 미국이 개발한 CDMA 기술의 장점을 받아들였다. 전세계 85%의 이동통신사업자가 WCDMA표준을 채택했으며 글로벌 자동 로밍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분할연동코드분할다중접속(TD-SCDMA):중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3세대 이동통신 표준규격이다. 다수의 가입자가 하나의 주파수로 시간대역을 구분하여 통신하는 기술. 64Kbps급의 영상통화와 384Kbps급의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하다. 송영규 정보산업부 차장(팀장)ㆍ최광ㆍ황정원 정보산업부 기자 skong@sed.co.kr 입력시간 : 2007/05/31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