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전에서 패배를 자인한 하나금융지주그룹은 몸집을 부풀리지 않으면 1강2중의 금융권 구도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곧 나올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LG카드의 자산규모는 11조원으로 현재 금융권 자산 4위인 하나금융지주(자산규모 106조원)가 은행권에서 3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가 매물로 나올 경우 이들 금융기관 인수에도 적극 뛰어들어 M&A를 통한 몸집불리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2일 오전 지주사 임원회의를 열고 “그동안 추진해 온 외환은행 인수전이 국민은행으로 많이 기운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의연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하나금융지주에서 외환은행 인수팀을 지휘한 김병호 상무는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측으로부터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민은행이 유력시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하지만 론스타측은 아직도 하나금융지주에 기회가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여운을 남겼다”고 말했다.
사실상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단독 후보로 급부상함에 따라 1년여 넘는 기간 동안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해 온 하나금융지주는 넋이 나간 모습이다.
김 상무는 “외환은행 인수전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아직도 하나금융지주에 기회는 있다”며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 후보가 국민은행으로 가닥이 잡힌 상황에서 하나금융지주가 해외 사모펀드(론스타)에만 이롭도록 들러리 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론스타측이 이날 오전 외환은행 인수후보자들과 접촉을 갖고 일부 외환은행 매각 방향을 통보한 것에서 드러나고 있다.
론스타측은 이날 오전 국민은행ㆍ하나금융지주ㆍDBS측의 실무자들을 만나 “국민은행으로 방향이 잡혔으나 결정난 사항은 아니고 나머지 후보들에게도 가능성은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으로 방향을 잡고나서 나머지 인수후보들을 통한 레버지리(지랫대)효과를 얻으려는 론스타의 속셈”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