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은 대세다.’ 여야와 보수ㆍ진보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대선 후보들이지만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 개방 가속화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미 FTA 체결, 한ㆍEU FTA 협상 등 전체적인 기조가 개방확대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이를 거스르는 것은 포퓰리즘으로 비칠 정도다.
주요 대선후보들의 의지로 볼 때 지난 4월 타결된 한미 FTA 비준안은 내년 초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개방을 놓고 찬반으로 편을 가르기보다는 FTA 확산 등 개방확대에 어떻게 대처할지 구체적 방법론을 놓고 대선 후보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FTA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일이므로 반대하기보다 이길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었다. 이 후보는 “FTA는 대한민국으로서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국회가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FTA에 강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농민들을 직접 만나 설득할 생각도 있음을 피력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아직까지 한미 FTA 등 특정 개방과제를 언급하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개방’을 중요한 어젠다로 삼고 있다. 이 후보는 “교육강국ㆍ외교안보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방을 해야 한다”며 “성장의 가장 중요한 동력도 개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방과 관련해서는 이 후보는 영어 사용능력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영어공용 교육’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당내에 한미 FTA 반대의견이 적지않지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역시 FTA 확대노선에 타 후보들과 별 차이는 없다. 다만 당내 반발기류 등을 의식해 “국민적ㆍ사회적 합의가 미진했고 속도에 있어 문제가 있었다”며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보전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밀어붙이기식으로 이뤄진 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연 8% 경제성장률 공약으로 가장 높은 성장을 약속하고 있는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역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지렛대 중 하나로 한미 FTA를 꼽고 있다.
FTA 지지가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유일하게 한미 FTA에 반대하고 있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를 비롯한 민노당과 대통합민주신당 내 FTA 반대파 의원들, 한나라당 내 농촌 출신 의원들이 내년 초 FTA 비준안 국회 처리의 변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