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선박 금융 발전시키려면 해운 잘 아는 전문인력 키워야"

보르겐 DnB NOR銀 亞법인장


"한국의 선박금융 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업계 스스로 전문인력을 적극 양성해야 하고 정부 역시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에릭 보르겐(사진) DnB NOR은행 아시아 총괄 법인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턴가에 위치한 싱가포르 법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선박금융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이같이 제시했다. DnB NOR은행은 지난 2009년 기준 선박금융 투자 세계 2위 규모로 노르웨이 오슬로(Oslo)에 본사를 둔 선박·해양플랜트 금융전문기관이다. 선박금융은 선주들이 새 선박을 주문할 때 드는 비용의 70~90%를 짧게는 8년, 길게는 18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보르겐 법인장은 "돈을 빌려줄 때 부채비율 못지 않게 장기계약 건수와 잠재력 등도 살펴야 하는 등 선박금융은 해운업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힘든 분야"라고 운을 뗀 뒤 세계 2위의 선박금융 회사인 자사의 성공비결을 소개하며 한국 선박금융 발전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DnB NOR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노르웨이에서 100여년 넘게 전문지식을 축적해왔던 것이 비결"이라며 "특히 해운업에 이해도가 높은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파이낸스를 전공한 직원들을 노르웨이 현지로 보내 여러 해운사에서 상당기간 일하게 해 해운산업을 체득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금융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국내에서는 현재 해운사들이 선박발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운업의 특성상 선박발주 등의 이유로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재무구조개선약정 이슈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선박금융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선박금융 논의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보르겐 법인장은 "한국산업은행ㆍ한국투자공사 등 국내 선박금융 기관들도 비교적 강점을 갖고 있다"며 "그들은 국내뿐 아니라 좀 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선박투자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올 초 싱가포르 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혁기 STX팬오션 상무는 "싱가포르의 경우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자국을 선박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고 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은 국내 선박금융 공급이 수요의 1%에도 채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해운이 한 단계 성장하려면 전문적인 선박금융 기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