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외국인들 사이에 손바뀜이 활발한 가운데 외국인 일평균 매도금액이 92년 자본시장 개방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8월 들어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일평균 매도금액은 7천256억600만원으로 92년 자본시장 개방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총 외국인 매도금액도 13조7천865억원으로 지난 3월 14조4천172억원을 기록한이후 가장 크다. 남은 3거래일 동안 평균 2천100억원 이상만 매도하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게 된다.
8월 평균 매수금액도 6천688억8천300만원으로 역대 5위 기록에 해당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손바뀜이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한국관련펀드 자금 유입 속 손바뀜 활발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 자금이 이머징마켓 쪽으로 급속히 유입되는 과정에서 외국인들 사이 손바뀜 현상이 활발했다"고 설명했다.
8월 셋째주 한국관련펀드로 14억2천만달러가 유입됐으며 지난주에도 24일까지총 3억80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와 16주 연속 순유입됐다.
한국관련펀드로 자금이 유입됐는데도 외국인이 최근 9거래일 동안 1조원 이상매도 우위를 보이는 것은 많이 산 만큼 많이 팔았기 때문이다.
손바뀜의 대표적인 사례는 LG전자와 ㈜LG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지난 23일 LG전자 주식 1천6만660주(7.2%), ㈜LG 주식 1천207만9천200주(7%)를 처분했다. 이 가운데 LG전자 주식 840만주와 ㈜LG 주식 670만주는 외국인에게 넘어갔다.
또 오펜하이머펀드와 해래스, 캐피털리서치앤매지니먼트컴퍼니(CRMC) 등은 한국주식을 활발히 사들인 반면 피터백앤드파트너스, 코로마스펀드, 도이체방크, 피델리티는 한국 주식을 내다팔았다.
◆외국계펀드 '사자' '팔자' 엇갈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펜하이머는 8월들어 쌍용자동차(6.45% 이하 현재 보유지분), 모빌리언스(12.96%), 엠텍비젼(5.10%), 에이블에이엔씨(11.26%), 계룡건설(9.26%) 등 중소형 종목을 대량 매수했다.
이 밖에도 미국계펀드인 해리스가 롯데칠성 지분 12.58%를 확보한 것을 비롯해 캐피털그룹 계열인 캐피털리서치앤매지니먼트컴퍼니가 국민은행 주식 58만8천200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5.10%로 끌어올렸다.
반면 피터벡앤드파트너스는 바이오메디아 지분을 전량 매도한 것을 비롯해 모리스(12.80%), 로이트(8.70%), 한광(26.43%), 에프와이디(9.38%) 주식을 내다팔았다.
코로마스펀드도 종근당바이오 지분을 전량 매도했고, 도이체방크와 피델리티는각각 보령제약(5.67%), CJ홈쇼핑(8.81%)을 내다 팔았다.
JF에셋의 경우 파라다이스(8.93%), 두산(6.20%), 대구백화점(7.32%), 신흥증권(5.39%) 주식을 사들인 반면 대한항공(8.72%), 쌍용차(4.96%), 대신증권(7.69%) 등은처분했다.
◆코리아펀드 환매 주식 향방 '촉각'
한편 지난주 한국에만 투자하는 외국계펀드 가운데 가장 큰 코리아펀드에서 전체 운용규모의 32.7%인 4억6천400만달러 환매가 발생해, 펀드고객들이 현물 주식을 배분 받는데로 주식을 내다팔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장부상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이르면 다음주부터 실제 물량이 시장으로 흘러나와 시장에 부담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 사이에 치열한 매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코리아펀드 물량 가운데 상당수가 외국인에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인 사이 매매공방은 올해 5월부터 주가가 오르고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5월 일평균 매도금액은 4천732억원에 불과했으나 6월 5천759억원, 7월 6천360억원으로 늘었다가 이달 들어서는 7천억원대를 돌파했다.
매수금액도 5월 4천798억원, 6월 5천782억원, 7월 7천191억원으로 지난달 자본시장 개방 이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되면서6천억원대로 다시 줄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