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 대한 미ㆍ유럽의 통화절상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전략적 환율정책` 수립과 함께 산업ㆍ외교ㆍ통상 등 각 분야를 종합한 전방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정부와 한국은행,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화환율은 이날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으로 상승세로 돌아서 1,180원대로 올라섰지만 이 같은 시장개입만으로는 원화절상의 대세를 막을 수 없으며,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환율전쟁`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책 모색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중국의 달러연동환율제(페그제) 폐지를 주장한 데 이어 공화ㆍ민주 양당 상원의원들이 존 스노 재무장관에 서한을 보내 중국의 환율조작을 조사하도록 촉구하는 등 연일 공세의 수위를 높여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이 페그제를 포기하지 않더라도 위앤화의 부분 절상은 시간 문제일 뿐이며, 이렇게 될 경우 한국ㆍ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 대한 통화가치 절상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당국이 원화가치를 방어하는 단기 정책에 매달리기보다는 미국ㆍ중국 등의 정책 변화별 시나리오를 면밀히 분석해 장기적으로 원화가치를 어떻게 유지할 지, 또 수출정책과 산업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를 고려한 `전략적 환율정책`을 마련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와 외환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은행은 물론 외교와 통상현안을 담당하는 모든 경제부처가 함께 나서 거시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심민영 연구위원은 “지금은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이 큰 효과가 없다”며 “산업정책과 금리정책을 통한 간접적ㆍ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현욱 KDI 연구위원도 “정부가 외평채를 추가 발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구조조정이나 노사문제 등 경제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데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