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펀드 투자 '갈아타기' 활발

'묵은' 펀드 이익 실현 환매… 국내펀드 신규자금 유입 늘어




“새로 나온 펀드로 갈아타자” 국내 펀드 환매 움직임이 여전한 가운데 설정된 지 3년 안팎의 이른바 ‘묵은’ 펀드들의 수탁고 감소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펀드의 성적 저조로 마음고생을 한 투자자들이 최근 증시 상승세를 계기로 수익률이 회복세를 보이자 이익 실현 차원에서 환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지난해 말 이후 선보인 국내 펀드들은 꾸준히 신규자금이 유입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올 하반기까지 국내 증시 상승세를 감안해 펀드 갈아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묵은 펀드 해지, 신규 펀드는 돈 몰려=9일 메리츠증권 분석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본격적으로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수탁고가 줄어든 펀드의 75%는 설정액 3년 이상인 펀드로 집계됐다. 수탁고가 줄어든 펀드 가운데는 지난 2005년 설정된 펀드가 전체의 36%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2003년 설정펀드 20%, 2004년 설정펀드가 19%였다. 제로인 집계에 따르면 2003년 말 출시된 ‘미래에셋3억만들기 솔로몬주식1(C-A)’가 올 들어 이달 8일까지 4,515억원이 빠져나갔고 ‘랜드마크1억만들기주식1’(-3,378억원), ‘광개토주식’(-3,068억원),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주식’(-2,812억원)의 자금유출이 뚜렷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적립식펀드 열풍이 분 2004년도와 국내 증시가 급상승한 2005년도 설정된 펀드들은 차익실현을 위해 환매를 고려할 만큼 수익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들어 환매가 늘어난 펀드들 대부분은 최근 2, 3년간 누적수익률이 90%에서 많게는 150%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국내 펀드 가운데 지난해 말 이후 선보인 펀드들에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올 초부터 판매된 삼성운용의 ‘당신을 위한’ 펀드시리즈는 2,500억원이 들어왔고 ‘CJ지주회사플러스주식1C-1’으로도 527억원이 유입됐다. 또 4월 출시된 ‘미래에셋알파아피트리지파생상품 1C2’은 출시된 지 채 한달도 안돼 500억원이 몰렸다. 이밖에도 지난해 10월 출시된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2 ClassA’(1,990억원), ‘한국삼성그룹리딩플러스종류형주식1 ClassC’(637억원)도 뚜렷한 자금유입세가 나타났다. ◇차익실현 환매 움직임에 국내 증시 재평가도 한몫=이처럼 국내 펀드의 환매와 신규가입이 펀드 설정연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데는 이익실현을 위한 환매 움직임과 국내 증시 추가 상승세에 대한 전망이 함께 작용한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2005년 전후 펀드 가입시 계약했던 적립기간이 일반적으로 2, 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아직도 펀드투자 만기 개념을 갖고 있어 환매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들어 새로 설정된 국내 펀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의 펀드 갈아타기 욕구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펀드 투자자들은 대부분 짧게는 1년, 길게는 2, 3년이 지나면 투자상품을 한번쯤 교체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묵은 펀드를 환매한 투자자들이 해외펀드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으로 국내 펀드를 다시 찾다 보니 ‘새 펀드’에 가입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 같은 국내 펀드 갈아타기 움직임은 최근 국내 펀드 환매 규모를 줄이는데도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팀장은 “국내 펀드가 높은 성과를 내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동안의 국내 펀드 환매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이런 점에서 이달 들어 국내 펀드 환매 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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