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두바이산 원유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이상으로 전망돼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 등 전문기관들은 유가가 오는 2010년까지 배럴당 6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160달러 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발표를 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12월28일부로 올해 전기요금을 전반적으로 1.9% 인상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의 특징은 전체적으로는 소폭 인상했으나 공익적 성격이 큰 용도에 대해서는 전기요금을 오히려 인하하는 방향으로 전력요금 체계를 바꿈으로써 서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독립유공자에 대해서는 할인제도를 도입했고 농사용, 서민주택용, 중소기업 산업용 등에 대해서는 전기요금을 동결함으로써 전기요금 체계에 복지개념을 도입한 만큼 서민생활에 다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반면 한전 입장에서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 수준으로는 앞으로 더 큰 가슴앓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국제원유가격 상승은 LNG 도입가격 상승을 초래하는데 전기요금이 현행 전력거래시장에서 도매가격은 연료가격의 변동분을 고려해 결정되는 반면 소매가격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일정수준에서 고정되는 관계로 연료가격 변동에 따른 원가상승 요인을 한전이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이 고유가에 따른 발전연료비 상승요인은 어느 정도 감안됐다고 하지만 문제는 향후 2017년까지 총100조원의 전력설비 투자재원이 소요된다는 사실이다. 이대로 가면 전력설비투자 부족 자금이 향후 5년간 매년 7조원씩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인데 이를 원활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향후 안정적인 전력 에너지 공급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은 지난 20여년간 거의 제자리 수준이다. 82년 이후 4.7% 인상에 그쳐 ㎾당 71원에서 74원으로 올랐다. 이 기간 동안 버스요금은 120원에서 900원으로, 지하철 요금은 200원에서 900원으로 4~7배까지 올랐다.
한전이 제공하는 질 좋고 저렴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은 우리나라 국가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기적으로 값싼 전력요금체계의 유지로 인해 다음 세대가 엄청난 전력설비투자 비용을 부담 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미래지향적 전기요금체계 조정을 위한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