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조선업 특허전략 세우자

21세기는 지식과 정보가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다. 특히 독자적인 신기술 개발과 지식재산권의 확보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대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본 집약적 중화학공업을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 80년대 후반부터는 임금과 물류 등에 대한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고 후발 개발도상국의 산업화가 본격화하면서 국제경쟁력이 급격하게 약화됐다. 급기야 90년대 후반에는 채무 상환 능력에 대한 외국의 불신과 맞물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경험했다. 우리 조선산업은 80년대 말 인건비 상승과 이에 따른 원가 상승, 3저 효과의 퇴조에 이어진 원화 절상 등으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돼 ‘조선산업 합리화’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지적재산 확보' 선택·집중 필요 하지만 90년대 들어 그간의 세계적인 경기 호황에 따른 해상물동량의 증가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으며 97년 말 IMF 경제위기 과정에서는 오히려 수출 효자 산업 노릇을 했고 21세기 한국의 주력 기반 산업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앞으로 우리 경제가 더욱 튼튼해지고 지속적인 성장의 원동력을 갖추기 위해 산업 분야에서 보다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즉 지능형 로봇, 디스플레이, 바이오, 차세대 이동통신, 지능형 홈네트워크, 디지털 콘텐츠, 차세대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 등 지식집약산업을 새로운 주력 산업으로 육성시키되 조선산업 등 기존 주력 산업은 신기술을 접목시켜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형 산업 클러스터로 업그레이드해나가야 한다. 세계 조선산업은 해운물동량의 증가에 따라 호황이 지속돼 2004년에는 세계 수주량이 무려 7,700만톤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모든 면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7대 조선소가 세계 랭킹 1~7위를 모두 석권하면서 조선산업이 절정에 이른 상태이다. 국내 조선 기업들은 지속적인 세계 1위를 고수하기 위해 신기술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조선 특허 출원이 2000년 263건에서 2005년 524건으로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이 그간의 꾸준한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최첨단기술이 결집된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의 건조에 주력함으로써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견인하는 주요 기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치열한 국제 경쟁 환경 속에서 조선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식재산 확보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은 LNG선ㆍ잠수함 등 고부가가치, 또는 신개념 선박의 장치시스템 및 유체ㆍ추진공학을 이용한 요소기술 등 핵심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개발된 기술을 특허화할 것인지 노하우 내지는 영업 비밀로 보유할 것인지를 전략적으로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특허화할 것은 향후 특허 분쟁을 피하면서도 강한 특허가 될 수 있도록 명세서 작성 및 권리 범위 설정시 각별히 유의해 조기에 권리화하고 그 활용을 극대화하는 등 지식재산에 대한 관리를 기업 경영 전략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야 한다. 산·학·연·관 협력 체계적 관리를 정부는 국내외 경쟁 기업의 특허 출원 동향 등 다양한 기술정보를 조사ㆍ분석해 조선기술의 발전 전략을 지도화하는 PM(Patent Map)사업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래서 중복 투자를 사전에 방지하고 특허 분쟁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행정 서비스의 혁신을 통해 조선 업계의 취약 분야 경쟁력 향상에 필요한 연구개발을 보다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 조선산업은 산ㆍ학ㆍ연ㆍ관이 긴밀히 협력해 호황일수록 더욱 과감하게 기술 개발 투자를 하면서 선박의 신개념 및 고부가가치화를 추진, 지식재산의 전략적 관리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종래의 전통산업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버리고 기술의 고도화를 통한 첨단형 산업으로 도약해 세계시장을 장악하는 명실상부한 국가 전략 산업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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