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천공항 입국심사 주먹구구

"한국에 입국 하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습니다"사업차 한국을 방문한 태국인 N(32ㆍ여)씨는 지난 26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겪은 황당한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울분이 가시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벤처기업인 C사로부터 게임장비 수입상담을 벌이기 위해 이날 한국을 방문한 N씨는 공항당국으로부터 영문도 모른 채 '불법체류 위험인물'로 찍혀 무려 4시간동안입국 심사를 받아야만 했다. N씨는 이 과정에서 법무부 산하 출입국직원들이 자신을 마치 범죄자 취급하듯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인격까지 침해 당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입국심사관들은 '무슨일이냐'는 질문에도 무조건 '기다려라'는 말만 반복했고 마치 범죄자 다루듯 취급했다"며 "사업적인 일로 한국을 방문하는 비즈니스맨들 조차 무조건 불법체류자로 취급 받는 것에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게다가 입국심사직원들이 자신을 방안에 들여보내고 문까지 잠그고 식사하러 가는 바람에 화장실도 가진 못한 채 1시간을 갇혀 있어야만 했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결국 N씨 일행은 자신들을 초청한 C기업 직원들이 출입국관리당국에 '꼭 돌려보내겠다'는 각서를 쓰고 나서야 입국할 수 있었다. C기업 이모(37) 이사는 "수억원 대에 달하는 이번 상담을 계기로 동남아지역에 수출 교두보를 마련하려고 했는데 앞으로 사업계획에 악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항당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불법체류를 막기위해 검색을 강화한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위험인물은 '검색관의 느낌'으로 지정하고 또 검색기법에 속해 상대방에게 자세히 설명해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해명했다. 공항측에 따르면 불법체류 위험인물로 찍혀 입국이 거부되는 사람들은 하루 평균 60~90 명 정도에 이르며 90%정도가 대부분 중국 등 동남아인 이다. 하지만 입국심사관들의 불법체류 위험인물 설정 자체가 지나치게 '느낌'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무역중개인 이모(39)씨는 "최근 들어 동남아지역 바이어들이 불법체류자로 오인 받아 범죄자 취급 받고 또 이로 인해 국내 기업인들이 난감해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한영수 전무도 "동남아지역은 수출규모가 180억달러에 달하는 등 상당히 비중 있는 지역인데 이 지역 바이어들이 불법체류자로 오인된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방문목적이 확실한 비즈니스맨들은 입국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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