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줄기세포 쇼크' 에서 벗어나자

황우석 교수팀의 맞춤형 줄기세포 관련 논문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이 조작’이란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결론은 예상됐던 일이지만 허탈감과 함께 화가 난다. 뒷맛이 정말 씁쓸하다. 2005년 논문은 물론 2004년 논문까지 조작으로 드러남에 따라 국민은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다행히 ‘스너피’는 복제 개이고 사람 난자의 배반포 형성에는 성공했다는 점은 사실로 확인됐지만 이 정도로 국민이 받은 충격을 달래기는 역부족이다. 국민들은 마지막으로 줄기세포 원천기술이라도 보유하고 있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허사가 됐다. 그 동안 세계를 놀라게 했던 ‘황우석 신화’가 결국 데이터 조작으로 이뤄진 허구였음이 확인됨에 따라 관계자 징계 등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한 때 영웅으로 칭송되던 황 교수는 천문학적으로 지원 받은 연구비의 적절 사용여부 등을 수사 받을 것이 확실해 이 또한 국민에겐 아픔으로 돌아올 것 같다. 황 교수팀의 연구에 의혹이 제기된 지난 3개월 동안 국민은 그 쇼크로 몸살을 앓았다. 그래도 원천기술만은 보유하고 있을 것이란 기대 속에 생명윤리위반까지 용서하려 했었지만 모든 것이 희망사항으로 끝났다. 중간 점검과 평가를 막은 우리사회의 맹목적인 쏠림 현상이 안겨준 아픔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같은 아픔을 내일을 위한 교훈으로 삼는 지혜라고 할 것이다. 이제는 황우석 쇼크에서 벗어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지혜가 요구된다. 이번 사태로 국제사회 신뢰 추락 등 잃은 것이 너무 많다. 그만큼 할 일도 많다. 우선 황 교수를 둘러싸고 분열됐던 국민도 과학에서 해서는 안될 조작이 드러난 이상 ‘황우석 최면’에서 벗어나 감정 싸움을 자제해야 한다. 정부도 연구비 관리 및 연구논문 중간 검증을 강화하는 한편 과학기술 발전이 한 ‘스타’ 보다는 기본과 바탕을 중심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황 교수팀의 논문의혹을 제기한 젊은 과학자와 우리 과학계의 자정능력은 한국 과학의 희망으로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꽃을 피우도록 하는 것이 황우석 쇼크에서 빨리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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