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초고속 이동통신( HSDPA) 등 3대 이동통신 신규 서비스가 줄줄이 나온다. 집 밖에서 집안 일을 할 수 있는 홈네트워크 사업, 휴대폰에 RFID(스마트카드)칩이 내장돼 신용카드를 급속히 대체하며, 상품에 부착된 RFID정보를 휴대폰 액정화면 하나로 모두 볼 수 있게 된다. 인터넷TV(IPTV)는 무려 999개의 방송채널이 나올 수 있다. 특히 DMB와 IPTV 등은 통신과 방송산업 모두에게 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의사전달(통신) 수단이 늘어나면서 ‘시간과 거리의 소멸’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신세계가 펼쳐진다. 현재의 유선전화는 그저 끼워 파는 정도의 부가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개의 자판’으로 모두 통한다=정부는 IT839전략에 따라 와이브로, DMB, 홈네트워크, 텔레매틱스, 스마트카드(RFID), HSDPA, 인터넷전화(VoIP), 지상파 디지털TV 등을 8대 신규 서비스로 육성중이다. 이 가운데 와이브로, DMB, HSDPA, VoIP 등이 올해부터 내년까지 1년내에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 와이브로는 60km로 달리는 차 안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기술로 KT가 내년 4월부터 서울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용료는 월 3~4만원대. 지상파DMB의 경우 다음달 1일부터 KBS, MBC, SBS 등 방송사들이 수도권을 대상으로 첫 전파를 쏴 올린다. DMB기능이 붙어있는 휴대폰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무료’로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내년 6월 ‘월드컵 특수’가 기대된다. HSDPA는 화상전화로 알려진 WCDMA 기술이 한 단계 진화된 이동통신기술. 데이터 전송 속도가 2~3Mbps로 현재의 유선 초고속인터넷과 맞먹는다. SK텔레콤과 KTF는 내년 상반기중 HSDPA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 특히 HSDPA는 전세계적으로 같은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해외 어디를 가든 자신이 쓰는 휴대폰으로 통화할 수 있다. 인터넷전화도 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네트웍스 등에 이어 그간 자사 유선시장 잠식을 우려해 취급을 꺼려왔던 국내 최대의 통신업체 KT가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 인터넷전화 보급이 대세로 변화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전화의 경우 시외전화 요금이 시내전화 요금과 똑같아 세계 각국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일고 있는 서비스다. 통신업계는 내년에는 ‘음성ㆍ인터넷ㆍTV’ 등 그간 각각 별개였던 서비스가 하나의 단말기로 통합 서비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컨대 KT가 개인휴대단말기(PDA) 크기의 와이브로 단말기에 VoIP기능을 추가할 경우 ‘초고속 인터넷과 이동전화’가 가능해진다. 특히 SKTㆍKTFㆍLGT는 연내 3사의 통합결제 시스템을 도입키로 전격 합의, 휴대폰과 신용카드회사간 경쟁도 예고하고 있다. 휴대폰의 ‘12개 자판’으로 통신ㆍ방송은 물론 각종 생활서비스가 모두 가능한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통신ㆍ방송의 벽 허물어지고, 구조조정 가속화=방송사들이 지상파DMB를 통해 통신시장으로 진입하는 반면 통신업체는 인터넷TV(IPTV)를 통해 방송시장으로 진출한다. KT는 오랜 준비작업을 마치고 12월부터 인터넷TV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과거 주문형 비디오(Video On DemandㆍVOD) 수준으로 평가하면 오산이다. IPTV는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무려 999개의 채널의 TV 방송 프로그램을 24시간 내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초고속인터넷망과 TV를 연결해주는 10만원 미만의 셋톱박스만 가정에 설치하면 케이블TV처럼 TV에서 이 모든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초고속인터넷도 TV로 가능하다. 이렇게 격변하는 시장 때문에 인수합병(M&A) 바람도 드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로텔레콤이 이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굵직한 M&A 대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통신시장에서는 LG텔레콤ㆍ파워콤ㆍ데이콤 등 LG그룹의 통신 3사의 향배도 M&A판을 흔들 변수로 보고 있다. 한 통신업체 임원은 “내년에는 통신과 방송 시장이 질풍노도와 같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기업입장에는 치열한 경쟁이지만 소비자입장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호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