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넘치는 시중돈·분양가 인하맞물려

■ 돈 다시 부동산으로'묻지마' 보다는 안정투자처 아파트로 눈돌려 최근 서울의 아파트 값이 급등한 것은 분양가격 인하, 이사철 도래와 같은 주택시장 내부요인과 금융시장 불안, 시중자금 풍부라는 외부요인이 맞아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다만 현재의 투자자들이 불안심리를 떨치기 위해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인 만큼 '묻지마'식 투자보다는 투자안정성을 보장하는 '블루칩' 아파트에 투자가 몰리고 가격도 이들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현재의 아파트 값 상승세도 수도권 전지역으로 확산되기보다는 인기 주거지역과 그 인접지역으로 한정될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블루칩 지역 아파트가 뜬다 실제로 현재 매매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서울 강남권과 추가 상승지역인 강동ㆍ마포ㆍ용산구 등이다. 강남구 도곡동 삼성래미안 24평형은 지난 6월 중순 3억8,000만~4억1,000만원이던 매매가격이 보름 만에 3억9,000만~4억2,000만원까지 1,000만원 이상 뛰었다. 강동구 명일동 고덕삼환ㆍ명일현대 역시 이 기간 동안 최고 2,000만여원이나 값이 올랐다. 매물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적체됐던 물건은 이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도곡동 한아름공인의 곽성남 사장은 "몇개월째 거래가 뚝 끊겼던 아파트 매매가 월드컵 폐막을 전후해 갑자기 살아나고 있다"며 "매도자들도 값이 오르기 시작하자 시중에 내놓았던 물건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재건축 아파트는 여전히 거래가 부진하다. 재건축 아파트 거래시장이 최근 개포지구의 용적률 규제 충격에서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 이미 사업승인을 얻어 용적률 제한에서 자유로운 단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단지들에서는 매물이 여전히 적체돼 있다. ▶ 분양권도 프리미엄이 다시 붙고 있다 6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 프리미엄이 예상보다 높게 호가되고 있는 것은 최근 정부의 규제로 분양가격이 인하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초구 방배동 동부아파트의 경우 평당 1,248만원에 공급돼 최근 지어진 방배동 현대2차의 매매가(평당 1,270만~1,450만원)보다 저렴하다. 동작구 사당동 롯데아파트의 분양가도 평당 806만원으로 주변 극동ㆍ우성아파트의 시세(평당 820만~900만원)보다 싸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이들 아파트에 대해 추정하는 프리미엄은 최고 5,000만원. 4차 동시분양 프리미엄이 최고 3,000만원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약 2,000만여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가 유망 평형별로 그동안 인기를 끌던 중소형보다 40평형대의 중대형 아파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도 월드컵 이후 부동산시장의 한 특징. 중소형 평형은 지난 2~3년 사이 서울지역 아파트 공급물량의 대다수를 차지했고 근래 들어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소형 평형을 일정 비율 이상 짓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그 희소성이 차츰 감소하고 있기 때문. 곽창석 닥터아파트 이사는 "40평형 아파트는 최근 국내경기가 살아나면서 집을 늘려 이사가려는 수요가 증가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병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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