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뷰] SBS' 이별없는 아침' 안정훈

"작은 배우 있어도 작은 배역은 없어‥"탤런트 안정훈은 눈빛이 유난히 인상적인 사람이다. 웬지 속내를 털어놓아도 될 것 같은 푸근한 이미지는 아무래도 그의 눈빛에서 나오는 것 같다. SBS 아침드라마 '이별없는 아침'에서 그가 맡은 한정우 역도 같은 이미지다. 일찍 홀로 돼 어렵게 4남매를 키워 온 어머니와 갑작스레 남편을 잃고 하나 남은 피붙이의 병치레에 마음 잘 날 없는 누이, 그리고 다른 두 여동생 사이에서 가족의 아픔을 한 몸에 품고 걸어가야 하는 고시생의 역할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정훈이가 오랜만에 제 배역을 만난 느낌입니다" 드라마를 소개하던 김수룡PD가 거두절미하고 이렇게 말문을 연다. 원래 그는 한정우의 동생인 정서와 사랑에 빠지는 통계학 강사 정민규(김정현 분)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캐릭터의 이미지에 대한 토론이 이어진 끝에 촬영직전에서야 서로 역할을 바꾸었다고 했다. 착하면서도 묵묵한, 사랑하는 여자마저 미안하다며 떠나 보내려는, 그런 눈빛의 배역은 안정훈이 맡아야 제격이라는 게 중론이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 눈빛이 문제인지도 모른다. 나이 서른을 넘긴 그는 이미 세살박이 아이의 아빠다. 하지만 안정훈의 이미지는 언제나 '착한 소년'의 그것에서 많이 벗어날 줄 몰랐다. 채시라, 하희라 등 또래 아역출신 탤런트들이 일찌감치 성인역으로 변신했음에도 그는 아직 이런 이미지 때문에 남모를 속앓이를 한다. 뿐인가. 그 역시 멜로드라마 주인공이 어색해질 나이를 목전에 두고 있다. 트랜디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가족군이 사라졌고 어리고 통통 튀는 배우들이 배역을 휩쓸게 됐기에 운신의 폭은 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또래 연기자들이 하는 고민을 그만이 피해갈 순 없기 때문이다.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배역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의 속 깊은 눈빛으로 그가 입을 연다. "나이 더 들었을 때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아버지 상이 되고 싶어요. 제가 보내는 하루하루가 제 얼굴에 남을 것 같아 제멋대로 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안정훈도 이제 청춘배우로서는 조금씩 늘어간다는 얘기를 들을 때이다. 하지만 그는 웬지 오늘보다는 내일에, 그리고 10년 후와 또 20년 뒤가 더 기대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주 월~토요일 오전 8시30분 방영.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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