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갤노트7 파문..홍채,금융,보안,핀테크,클라우드,전기차 등 미래먹거리 속도조절

발화 원인 못찾아 새 전략폰 개발에도 변동성 커져

협력업체 "선투자했다가 백지화될까 불안한 심정"

갤S8에서 접히는 배터리, 디스플레이 적용 미지수

"접고 펼 때 생기는 압력, 피로도 등 견딜지 검증 안된 탓"

노트7 발판 삼으려던 웨어러블, 바이오, 핀테크사업도 타격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이 단종돼 홍채, 금융, 핀테크, 보안, 클라우드, 전기차 등 미래 먹거리 사업 추진에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갤노트 시리즈 등 스마트폰에 적용된 최신 기술을 통해 여러 신제품과 신서비스를 대중화하는 전략을 펴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갤노트7을 발판으로 웨어러블(착용형 이동통신기기)사업을 확장하고 신기술 서비스의 기반을 다지려던 삼성전자의 밑그림도 악영향을 받게 됐다.


당장 갤노트7과의 호환성을 특징으로 한 가상현실(VR)용 웨어러블 ‘기어VR’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달말 출시될 예정인 스마트시계 ‘기어S3’도 동반흥행이 기대됐으나 이제는 갤노트7의 사은품이나 할인패키지상품으로 묶일 가능성이 대두된다.

갤노트7에서 한층 개선됐던 건강관리기능을 플랫폼으로 삼아 바이오헬스 사업의 기반을 넓히려 했던 구상에도 다소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갤노트7의 홍채인식 및 클라우드 기술을 통한 핀테크 시장 교두보 확충 기대효과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성장산업인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갤노트7에 ‘삼성 클라우드’를 탑재했었다. 갤노트7에 ‘녹스’라는 자체 보안 솔루션을 강화하고 외부 접근이 불가능한 ‘보안 폴더’등을 도입했으나 이 역시 표류하게 됐다. 지난 8월 2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노트7을 발표하며 “3년 반 이상 투자한 홍채 기술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잠금 해제하는 차원에서 시작 한 게 아니다”며 “금융, 보안 등 꽤 큰 로드맵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실제 삼성은 우리·신한·하나은행 등과 이체, 서명 등을 홍채로 대체하는 서비스를 준비해왔으나 금융권의 서비스 준비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홍채 인식을 기반으로 금융권 결제와 로그인 등을 한 번에 하기 위해 갤노트7에 도입한 ‘삼성패스’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 김형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멀티미디어개발그룹장(상무)는 최근 한 클라우드쇼에서 “믿기 힘들겠지만 홍채 인식에 쓰이는 기술 중에 과반수 이상이 스마트카와 같다”며 삼성전자의 홍채인식 기술이 스마트카 분야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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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갤노트7을 계기로) 사물인터넷, 보안 등 다른 사업으로 융합되는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려던 것을 제대로 못하게된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전반적으로 생태계를 점검해 삼성이 혼자 끌고 가는 것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평적인 관계로 다른 주체들과 속도와 타이밍을 맞추며 생태계를 키워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내년 3월로 예정된 갤럭시S8 등 새로운 프리미엄폰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업계는 갤럭시S8이 자유롭게 접거나 구길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전망을 해왔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혁신기술을 적용했다가 만약 결함이 발생한다면 큰 타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접었다 펼 경우 내부 압력과 밀도가 균일하지 않고 특정 부위에 몰리는 상황을 견딜 수 있을 지 자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도 “이미 접고 휘는 디스플레이 기술은 국내외에서 개발돼 있지만 문제는 내구도”라며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10년 후를 내다볼때 앞으로 다른 신기술이나 신사업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기능이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 전략경영학 교수는 “이번 일로 신사업에 불똥이 튄다는 것은 과잉반응이며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며 “우선 갤노트7 이전의 여러 시리즈 모델들이 시장에 많이 보급돼 있어 삼성페이 등 핀테크 분야에는 타격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채인식 등 신기술의 보급 확산에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지만 어차피 보급 초기라 타격이 크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스마트폰이 의료·사물인터넷·보안 등의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하는데, ‘품질은 기본기’라고 자만했던 삼성에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문제를 확실히 파악하고 가는 게 더 중요하다”며 “무선사업부문 내에 상설조직인 ‘신뢰성그룹’ 등을 통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병권·권용민기자 newsroom@sedail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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