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6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업계 1위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과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가 손을 잡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임차인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최근 위메프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부동산운용사가 소셜커머스 업체와 MOU를 맺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지스운용이 위메프와 협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온라인 쌈지길’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지스운용은 지난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상업시설 ‘쌈지길’을 인수했으며,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350억원)를 유치했다.
쌈지길은 주주들에게 연 7%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제공하는 우량 자산으로 꼽힌다. 평균 16㎡의 공간을 이용하는 100여개에 달하는 임차인들이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으면서 매달 5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꾸준히 내고 있다.
이처럼 쌈지길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자산이지만 이지스운용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임차인들과 지속적으로 상생 가능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 온라인 쌈지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이지스운용이 설립한 자산관리(PM) 회사인 코어밸류를 통해 임차인을 유치하고 있지만 임차인 풀이 한정적이라 장기적으로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보고 안정적으로 임차인을 유치할 수 있는 온라인 풀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공간의 한계가 없는 온라인의 경우 우량한 임차인을 무한정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선 기존에 오프라인 쌈지길에서 검증된 업체들을 온라인 쌈지길로 옮겨(offline to online) 온라인 쌈지길의 기반을 잡고, 이를 토대로 희소 가치가 있고 수익도 낼 수 있는 다양한 업체들을 온라인 쌈지길에 유치할 계획이다. 다음 단계는 온라인 쌈지길에서 검증된 업체들을 오프라인 쌈지길에 유치하는(online to offline)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쌈지길의 임차인들이 서로 선순환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위메프 입장에서도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관련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위메프 O2O사업부 관계자는 “기존 사이트 내에 기획존을 개설하는 형태가 될 것이며, 이미 기술적인 준비는 끝났다”며 “위메프 입장에서도 경쟁사에는 없는 차별화된 사업을 구축하고, 신규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또 임차인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인사동에서 운영되고 있는 쌈지길 자체도 권리금과 보증금, 시설 투자 비용이 필요 없어 임차인들 입장에서는 큰 부담 없이 입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도 쌈지길을 구축하게 되면 임차인들 입장에서는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이 공급 과잉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량 임차인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부동산운용사들이 위메프와 같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