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완다, 극장체인 매각으로 '두 토끼' 잡을까

알리바바에 '필름' 지분 7.7% 매각

부채 축소·온라인 역량 강화 노려



억만장자 왕젠린 회장이 이끄는 중국 완다그룹이 계열사 완다필름의 지분 일부를 알리바바에 넘긴다. 자회사 매각대금을 부채상환에 활용하는 동시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유통 역량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영화관 체인 완다필름은 5일(현지시간) 알리바바가 완다그룹 보유 지분 중 7.66%(46억8,000만위안어치·약 8,081억원)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가는 51.96위안으로 지난해 7월 말 거래가 중지되기 직전 종가인 52.04위안보다 낮은 수준이다. 나머지 지분 가운데 5.11%(31억2,000만위안)는 문화투자공사에 넘기기로 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완다는 완다필름 지분 48.09%를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며 알리바바는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완다가 총 12%를 넘는 완다필름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채축소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중국 금융당국은 역외탈세를 막겠다며 완다와 하이난그룹 등을 상대로 해외투자 대신 빚 탕감에 나서라고 압박해왔다. 완다는 일주일 전 부동산개발 업체 완다상예 지분 14%(340억위안)를 텐센트 등 4개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했으며 앞서 지난해에는 638억위안 규모의 호텔·관광사업을 중국 부동산개발 업자들에 넘긴 바 있다. 왕 회장은 지난달 홈페이지를 통해 “보유 중인 해외자산 중 절반가량을 정리하겠다”며 부채 정리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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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지분매각 대상이 된 완다필름은 중국 본토에 영화관 4,571개와 극장 516개를 운영하는 회사로 영화관 시장의 14%를 차지하면서 배급·광고사업도 겸하고 있다. 지난해 132억위안의 매출을 달성했으나 최근 중국 영화시장의 성장세가 급격히 후퇴되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중국 미디어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영화 티켓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지만 2011~2015년 평균 증가율인 34%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왕 회장이 이번 거래로 온라인영화 사업 강화를 노린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투자가 (완다 계열의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인)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관련해 알리바바와 완다가 협력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며 “알리바바가 보유한 전자상거래 고객 데이터를 확대 적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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