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풍족한 나라 곳간…지난해 세수 목표보다 14.3조원 더 걷혀

기재부, 2017회계연도 세입 세출 마감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이 9일 서울시 중구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열린 2017회계연도 세입 세출부 마감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이 9일 서울시 중구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열린 2017회계연도 세입 세출부 마감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지난해 국세 수입이 정부 목표를 14조3,000억원 웃돌았다. 사상 최고 수준 ‘세수 풍년’인데 서민 체감 경기는 아직 냉랭한 것을 고려하면 정부만 나홀로 호황을 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9일 ‘2017 회계연도 정부 세입·세출 실적’을 마감했다.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65조4,000억원으로 예산(251조1,000억원)보다 14조3,000억원이 더 걷혔다. 정부 예상보다 14조원 가량 초과 세수가 생긴 셈이다. 초과 세수 규모는 2016년 9조8,000억원보다도 5조원 가량 많고 2007년 14조2,000억원을 넘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금 항목별로 보면 법인세 호조가 가장 두드러졌다. 작년 법인세 수입은 전년보다 7조1,000억원 더 늘었다. 2016년 법인 실적이 늘고 수출이 회복된 영향이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도 각각 6조6,000억원, 5조3,000억원 증가했다. 상속·증여세는 신고세액공제 축소에 따라 사전증여가 증가하면서 1조4,000억원 늘어났다.


국세수입에서 부담금·수수료 등 세외수입을 더한 총세입은 359조5,000억원, 총세출은 342조9,000억원이었다. 총세입에서 총세출과 이월액을 뺀 ‘세계잉여금’도 11조3,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007년(16조5,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정부는 세계잉여금을 지방 교부세,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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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 세수가 많은 것은 지난해 경제가 예상보다 좋았다는 반증이다. 작년 우리 경제는 2014년 이후 3년 만에 성장률 3%를 회복했다. 한편으론 정부의 세수 예측 정확도가 떨어져 국민에게 더 쓸 수 있었던 재정을 못 썼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직 사정이 어려운 서민 경제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인 9.9%를 기록했고 민간 소비도 회복이 더디다. 가계가 소비에 쓸 수 있는 돈인 가처분소득은 2014년 4.6%, 2015년 2.8%, 2016년 2.4%, 지난해 2.4%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경제 회복세가 국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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