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설립된 ‘슈퍼비(Superbee)’는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설계, 시각디자인, 홈페이지 제작, 영상·사진촬영 등을 모두 담당하는 디자인회사다. 대개 디자인회사가 제품 디자인이나 기구설계 등 한 두 가지만 담당하고 다른 파트는 외주에 맡기는 것과 달리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에서 직접 디자인하는 것이 특징이다.
황욱상(47·사진) 슈퍼비 대표는 “대부분의 업체가 2~3개의 디자인만 담당하고 나머지는 외주로 주는 반면 슈퍼비는 제품 디자인부터 모든 영역을 내부에서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디자인회사의 영업마케팅부서에서 일하던 그가 창업에 나선 계기는 고객들이 느끼는 실망감을 직접 맞닥뜨리면서부터다. 그는 “정부의 지원사업을 통해 디자인을 의뢰한 중소기업과 직접 소통해야 했는데 일종의 ‘눈 먼 돈’이었기 때문인지 형편없는 결과물에 실망하는 업체들을 많이 만났다”며 “지원사업이라고 해서 결과물의 질이 낮은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고 직접 회사를 차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슈퍼비는 디자이너가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갖고 다양한 출신의 디자이너를 채용했다. 전체 직원 30여명 중 25명이 디자이너이며, 이 중 7명이 외국인이다. 북미나 유럽에 치우쳐있을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국적도 파키스탄, 중국, 벨기에, 포르투갈, 필리핀,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으로 다양하다. 이런 인적 구성에 힘입어 슈퍼비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0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300%나 늘었다.
비록 작은 규모의 회사지만 포트폴리오는 뒤지지 않는다. 국내 대기업의 세탁기 등 유명 가전제품은 물론 ‘화요’ 등 유명 브랜드 업체와도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 황 대표는 “승마운동기구 업체는 우리가 제작한 영상 덕분에 처음으로 해외 수출을 하게 됐다며 고마워하기도 했다”며 “지난 2013년부터 매년 더 넓은 공간으로 이사를 했지만 현재 들어오는 일감에 비해 장소가 좁아 조만간 이사를 하거나 스튜디오 위치를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비는 올해를 본격적인 해외 진출의 해로 삼을 계획이다. 홈페이지를 영어와 중국어 버전으로 제공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으며 해외마케팅 인력도 구축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을 위해 구글 등 검색엔진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는 중국 등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황 대표는 “아직도 한국에서 할 일은 많지만 슈퍼비의 우수한 디자인을 해외로 전파하고 싶다”며 “현재 전체 매출액의 10%에 달하는 해외 비중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