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친개' 발언으로 폭발한 경찰...한국당은 '정치경찰'이라며 역비난

장제원 의원 "미친개는 뭉둥이가 약" 발언

경찰 사이에서 분노 폭발

한국당은 '정치경찰' 프레임으로 '맞불'

25일 부산 사상구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전국경찰 온라인 모임 폴네티앙 회장인 류근창 경남경찰청 경위가 장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5일 부산 사상구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전국경찰 온라인 모임 폴네티앙 회장인 류근창 경남경찰청 경위가 장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의 울산시청 압수수색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미친개’ 발언으로 일선 경찰관들의 분노가 가열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측은 ‘정치경찰’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으며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다.

경찰 내부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미친개’ 발언의 장본인인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장제원 수석대변인을 규탄하는 글과 항의 피켓 인증샷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지난 16일 울산지방경찰청은 한국당 울산시장 후보인 김기현 현 시장의 아파트 건설현장 비리를 수사하며 울산시청 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한국당은 경찰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 파괴를 위한 정치공작’을 한 것이라며 ‘광견병 걸린 미친개는 뭉둥이가 약’이라고 비난했다. 홍 대표는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당론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경찰 안팎으로 불만이 터져나왔다. 전국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 회장인 류근창 경위는 25일 부산 사상구에 있는 장제원 의원 사무실 앞에서 장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한국당으로부터 ‘정치경찰’로 지목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같은 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긴 글을 올려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글에서 그는 영장이 검찰과 법원을 거쳐 발부되는 수사구조를 들어 한국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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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이라는 한문 경구를 쓴 항의 피켓 인증샷도 첫날인 지난 23일에 이어 주말에도 계속돼 3,000여명에 달하는 참여 인원을 기록했다. 이 구절은 ‘돼지 눈으로 보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서울 한 지구대는 입구에 해당 문구를 쓴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한 경찰은 온라인에 “자유한국당 당사 앞을 경비하는 경찰 경비병력을 철수하라”고 경찰청에 요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관들의 대대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경찰을 상대로 ‘정치공작’ 공세를 이어갔다.

장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울산경찰청장에 대해 “자신의 불법 권한남용을 정당화하고, (경찰조직의) 집단적 공분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경찰 수사권 독립의 영웅으로 미화하고 있다”며 “한국당은 말꼬투리를 잡아 경찰 전체를 모욕했다며 침소봉대를 일삼는 세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장 수석대변인이 지목한 대상은 일부 정치경찰에 한정돼 있음에도 경찰 조직 자체가 모욕을 당했다며 조직적 행동을 구사하는 것은 정권의 사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들은 경찰청 지휘부에도 현 상황에 대응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26일께 이철성 경찰청장이 입장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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