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정부 구성 힘겨운 첫발 뗀 伊

상원의장 중도우파 카셀라티

하원의장에 피코 선출됐지만

주도권 문제로 난항 계속될듯

지난 4일 총선으로 새 의회를 꾸린 이탈리아가 상하원 의장을 뽑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 1차 관문은 넘었지만 정부 구성을 주도할 정당이 뚜렷하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이탈리아 상원과 하원은 24일(현지시간) 각각 4차까지 가는 투표 끝에 상원 의장으로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측근인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 소속의 엘리자베타 알베르티 카셀라티(71)를, 하원 의장으로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중진 로베르토 피코(43)를 각각 선출했다. 카셀라티는 이탈리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상원 의장에 올랐다.


애초 4개 우파 정당이 손을 잡은 우파연합은 베를루스코니 내각 경제부 장관을 지낸 파올로 로마니를 상원 의장 후보로 내세웠다. 그러나 국가예산 전용 혐의로 기소된 그의 전력을 문제 삼은 오성운동의 반대에 부딪혀 로마니 대신 카셀라티가 후보로 기용됐다. 이 과정에서 우파연합 내 극우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가 FI와 상의 없이 로마니 지지를 철회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마찰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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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원 의장 선출이 완료되면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각 정당 대표들을 불러모아 정부 구성 협상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우파연합과 오성운동이 서로 정부 구성 주도권을 주장하고 있어 정부 구성까지 최대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어떤 정치 세력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정부를 꾸리려면 다른 정당과의 연대가 불가피하다.

총리 지명권을 가진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각 정당 대표들을 대통령궁으로 소집시켜 누구를 중심으로 정부를 구성할지에 대한 모색에 들어간다. 우파연합이 주도권을 쥐게 될 경우 우파연합 구성원 가운데 17%로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동맹의 살비니 대표가 총리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성운동을 중심으로 정부가 꾸려지면 31세의 루이지 디마이오 대표가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총리직을 맡게 된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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