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90분 분량의 초고화질(UHD) 영화를 48초면 내려받을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다. 가정에서 여러가지 통신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더라도 기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중 가장 빠른 ‘1기가’보다 2.5배 빠른 속도다.
SK브로드밴드는 10일 중구 퇴계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2.5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가구당 최대 2.5Gbps(초당 1기가비트)의 인터넷 속도를 제공하는 것으로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3개의 기기를 한 가정에서 사용했을 때 평균 속도가 833Mbps(초당 1메가비트)까지 나온다.
여러 기기로 동시에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해도 속도가 심하게 줄어들지 않는 것은 광케이블의 사용 효율을 높인 ‘G-PON’ 기술 덕분이다. 미국과 유럽의 통신사가 주로 적용한 G-PON 기술을 통해 광케이블 1개로 최대 128명의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 통신사가 쓰는 ‘E-PON’ 기술은 광케이블 1개로 64명의 고객만 받을 수 있고 여러 개의 단말기가 동시에 물리면 속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오는 2020년까지 통신망 구축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해 40% 수준인 2.5기가 인터넷의 통신 범위를 최대 80%까지 늘리고 가정에서 1.7Gbps 속도를 내는 와이파이(WiFi) 장비도 개발할 예정이다. 2.5기가 초고속 인터넷 상품은 SK브로드밴드의 유선전화 또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IPTV) 상품, SK텔레콤(017670) 이동전화 등과 결합하면 최대 30% 저렴한 월 3만1,790원(3년 약정)에 이용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2.5기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출시에 이어 하반기에는 ‘5기가’와 ‘10기가’ 상품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유지창 SK브로드밴드 인프라부문장은 “10기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서는 단말 가격이 사용자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아져야 하고 국내 통신사가 광케이블을 공동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0기가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통신 장비인 ‘랜(LAN)카드’ 교체가 필수적인데 가격이 약 30만원에 달해 사용자의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다만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경쟁사인 KT(030200)가 오는 9월 10기가 인터넷을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해 다른 국내 통신 경쟁사도 출시를 늦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안원규 SK브로드밴드 마케팅지원본부장은 “이미 10기가 초고속 인터넷 출시를 위한 기술적 준비는 다 갖췄다”면서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출시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