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규제·무역분쟁에...'금리인상 수혜주' 잠잠

은행주·수출주 기대이하 성과

금융주펀드 6개월 수익률 -18.9%

뱅크론펀드는 MMF보다 못해

"금융주펀드, 국내보다 해외 유망

국내 관련주 투자땐 장기 베팅을"

0615A21 하이일드(2단짜리)



미국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다음달 인상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예전 같으면 금리 인상효과를 누릴 수 있는 ‘수혜주’를 찾는 발걸음이 바빠져야 할 시점이지만 아직까진 잠잠하다. 금리 인상기 유망 재테크 상품인 은행주, 수출주 등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이고 있어서다. 금리인상 기대감이 줄어들고 무역분쟁 영향이 악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 대비한다면 미국 등 선진국의 영향으로 해외금융주 펀드가 유망하고, 국내의 경우 4·4분기 기준금리 가능성을 감안해 장기적으로 베팅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은행업종 지수는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3.81% 하락했다. 금리 인상기에 예대마진이 확대돼 은행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은행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주가가 거꾸로 움직인 셈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국내에선 금리 인상이 더딘데다 각종 규제가 은행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관측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신뢰도는 약하다”며 “기준금리 인상 없이는 3·4분기 은행 순이자마진(NIM)도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드 수수료 인하, 레버리지에 대한 규제 등이 은행주 투자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주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18.95%로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면 40개 펀드 테마 중 꼴찌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7.77%, 1년 수익률도 -13.32%에 달했다.


금리 인상기에 환영받는 수출주도 상황이 신통치 않다. 달러 강세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실적 기대감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수출주 주가는 하락세다.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6월 이후 10% 안팎의 하락률을 보였고 POSCO, 현대차 등도 떨어지고 있다. 전 세계 경기 개선에 대한 믿음이 약화됐고, 무역분쟁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금리인상기 효자상품으로 여겨졌던 하이일드 펀드와 뱅크론 펀드 역시 지지부진하다. 운용자산 규모가 가장 큰 상위 3개 하이일드 펀드 중 KTB코넥스하이일드만 6개월 수익률이 2.76%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하이일드 펀드는 수익률은 높지만 신용도가 취약한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금리보다 부도 위험에 더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하이일드 채권 금리와 국채 금리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이미 충분히 줄어들면서 투자 매력이 감소해 수익률도 볕을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뱅크론 펀드는 더욱 사정이 심각하다. 설정액이 1,200여 억원으로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펀드는 6개월 수익률이 0.35%로 MMF에도 못 미쳤다.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 펀드는 같은 기간 -9.33% 손실을 내면서 삼성자산운용과의 합병마저 연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은행주의 실적 개선과 높은 배당 수익률에 베팅할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 상반기 KB·하나·우리·신한 등 4대 금융그룹은 지난해보다 7.5% 늘어난 6조3,20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금리 상승기에 대출 이자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최정욱 연구원은 “4·4분기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시중 금리에도 반영된다면 내년 1·4분기까지 NIM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당 성향이 지난해 기준 시장 평균보다 높은 3%대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금융주펀드는 국내보다 해외가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홍은미 KB증권 명동PB센터 팀장은 “9월 미국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만큼 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 유입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해외금융주 펀드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꾸준한 수익률을 내지만, 국내금융주와는 온도차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주희·김보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