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2015년부터 제주시에 위치한 6평짜리 점포를 빌려 사업을 운영해온 A씨는 어느날 건물주로부터 점포를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A씨가 임대차계약 만료 1개월 전까지 갱신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설령 요구했다 해도 재건축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가달라는 것이었다.
A씨가 이 같은 요구를 거절하자 건물주는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1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고 지난 10월 2심에서도 건물주의 항소는 기각됐다.
1심에서 재판부는 A씨가 점포를 개업하기 위해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큰돈을 지출했던 점, 원고(건물주)에게 다음 해(2017년) 연간 임대료 전액을 지급한 점 등에 비춰 묵시적 갱신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현행법상 건물 노후·훼손 등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철거·재건축하려 할 때는 건물주가 임차인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했더라도 이 건물의 경우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양성순 법률구조공단 공익법무관은 “상가임차권은 5년(개정 상가임대차보호법은 10년)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갱신 거절 통지나 갱신 요구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며 “A씨가 갱신 요구를 내용증명의 형식으로 임대인에게 전달했다면 소송까지 갈 여지가 상당히 줄어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