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하창욱 대동공업 대표 인터뷰]"농기계 벗어나 지게차 등 사업 다각화"

최저임금 올라 가격경쟁력 약화

최대시장 美서 日에 밀려 위기

전기차·건설기계 등 영역 확장

핵심부품 제작 수직계열화도 주력

대동공업 직원들이 대구 달성산업단지 내 공장 생산라인에서 지게차를 조립하고 있다./대구=손성락 기자대동공업 직원들이 대구 달성산업단지 내 공장 생산라인에서 지게차를 조립하고 있다./대구=손성락 기자



“국제통화기금(IMF) 시절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합니다.”

대구 달성군 달성산업단지 내 공장 집무실에서 만난 하창욱(사진) 대동공업 대표는 “미국 소형 농기계시장에서 일본과 한국이 형성하고 있던 팽팽한 경쟁구도가 지난해부터 무너지기 시작했고 올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1947년에 설립된 대동공업은 국내 농기계 생산 1위 업체다. 과거에는 경운기와 트랙터·콤바인·이앙기가 주력제품이었으나 최근 들어 지게차와 건설기계, 전기자동차 등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농업 인구가 줄고 1인당 쌀 소비량 감소에 따른 경지면적 축소로 농기계만으로는 생존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하 대표는 “건설기계는 농기계와 구분이 힘들 정도로 제조 메커니즘이 비슷하다”며 “존디어·구보다 등 글로벌 농기계 전문 메이커도 건설기계를 겸업하고 있고 실제로 굉장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분야에서는 농기계 제작사가 건설기계 메이커를 제치고 업계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만큼 건설기계 분야 진출을 위한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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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공업은 이미 지게차 제조 전문메이커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지게차만 1만2,000대를 제작해 현대건설기계에 납품했다. 대동공업에는 지게차를 연간 2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이 깔려있고 현재 다른 건설기계 제조를 위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하창욱 대동공업 대표하창욱 대동공업 대표


전기차는 르노삼성자동차와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며 올해 성과물이 나온다. 대동공업은 지난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의 ‘1톤급 경상용 전기차 기술개발 사업’ 주관기업으로 선정됐다. 1회 충전거리 250㎞, 최고 시속 110㎞, 적재용량 1톤의 전기트럭 개발이 막바지 단계다. 하 대표는 “모터·감속기를 포함하는 파워트레인 등 전기상용차에 최적화된 부품 개발이 사업의 핵심”이라며 “연내 자동차안전기준법에 따른 각종 인증까지 완료해 상용화 준비를 마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동공업은 2015년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골프 카트를 출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주류였던 일본산 카트의 대당 가격이 2,500만원이었는데 대동공업이 카트를 출시하자 가격이 1,4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일본 제품이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가격을 확 낮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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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대표는 올해 경영 목표를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생존’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한국산 농기계는 12~13%를 점유하며 선전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탓이다. 납품 단가 인상은 고스란히 재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가격 경쟁력에서 일본 농기계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하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180개 협력업체가 최저 임금이 올랐으니 대동공업에 납품하는 단가를 올려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며 “수십년 이어온 협력사가 문을 닫을 판이니 안 올려줄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위기는 곧 기회”라며 사업 다각화와 수직 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진을 비롯해 변속기, 동력전달모듈 등 핵심부품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가 대동의 강점이며 이는 어려울 때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짤 수 있다”면서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손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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