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한국당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 ‘새 얼굴’ 대약진

전·현직 의원 무더기 탈락…조해진·류성걸만 통과

청년·여성 강세…“세대교체 가능성” vs “심층검증 부족”

지난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선발 공개오디션에서 후보자들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지난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선발 공개오디션에서 후보자들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선발을 위한 공개 오디션에서 청년·여성이 전·현직 의원을 누르는 이변이 속출하며 ‘세대교체’ 기대감을 키웠다. 총 15곳에 대한 오디션에 36명이 지원한 가운데 전·현직 의원 8명 중 살아남은 사람은 단 두 명에 불과했다.

13일 한국당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사흘에 걸쳐 진행된 오디션에서 3040 세대 청년과 여성이 대약진을 보였다. 유권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새 얼굴’이 강세를 보인 반면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전·현직 의원들은 대거 탈락했다. 선발된 조직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거쳐 해당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이 되고, 당협위원장은 향후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정치권에서 ‘보수 진영의 세대교체 가능성’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서울 강남을, 서울 송파병, 부산 사하갑 등 9곳에서 여성 또는 정치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30·40대가 오디션을 통과해 조직위원장에 선정됐다. 강남을 오디션에서는 31세 정치 스타트업 대표 정원석 씨가 이수원 전 국무총리실 정무운영비서관과 이지현 전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을 꺾었고, 김성용(33) 한국당 정당개혁위원회 위원은 여의도 연구원 이사를 지낸 김범수 세이브NK 대표와 박빙의 승부 끝에 조직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서울 양천을에서는 40대 변호사 출신 손영택(47)씨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오경훈(55) 전 의원을 눌렀고, 서울 강남병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낸 이재인(60)씨가 김완영(44) 전 국회의장실 정무비서관을 꺾고 선발됐다. 친박 실세로 불렸던 권영세(60) 전 주중 대사도 용산구 오디션에서 황춘자(66) 전 용산구 당협위원장에게 패했다. 성남 분당을에서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남구협의회 청년위원장을 지낸 김민수(41)씨가 현역인 김순례(비례) 의원을 꺾었고, 강원 원주을에서는 IT 벤처기업 ㈜스쿱미디어 부사장 김대현(42)씨가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강후(66) 전 의원을 이겼다. 충남 당진 오디션 역시 충남지방경찰청장 출신의 정용선(55)씨가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동완 전 의원을 누르고 선발됐다. 전·현직 중 ‘오디션 경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조해진 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과 류성걸(대구 동갑) 전 의원 둘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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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이번 오디션은 후보자 모두발언, 심사위원의 정책·시사 관련 질의, 평가단의 중간평가, 후보 간 토론 배틀 등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한국당의 이번 공개 오디션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보수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디션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배심원단의 평가도 반영해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인적 쇄신의 의지도 전달했다는 호평도 있다. 다만 ‘이벤트 성격의 오디션으로 피상적인 검증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중계의 특성상 순간의 재치나 언변 등 ‘겉으로 보이는 측면’만 부각될 수밖에 없어 심도 있는 역량 진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총선을 앞둔 시점에 경험이 부족한 신인을 대거 기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국당 조강특위는 공개오디션으로 뽑은 15곳과 공모로 선정한 64곳의 조직위원장 인선안을 14일 비대위 회의에서 의결한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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