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취업문 넓어지게..신한울 건설 부탁드려요"

■ 원자력마이스터고 학생들 文대통령에 매일 손편지

"탈원전 발표 후 학교 존폐 기로

제발 꿈 이룰 수 있도록…" 호소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3학년 조모군이 청와대에 보낸 손편지.  /사진제공=울진범군민대책위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3학년 조모군이 청와대에 보낸 손편지. /사진제공=울진범군민대책위



“대통령님 저희 학교를 살려주시고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을 부탁드립니다.”

경북 울진군 평해읍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탈원전으로 인해 불안해진 미래를 호소하며 원전 건설 재개를 요청하는 릴레이 손편지를 보내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2011년 문을 연 국내에서 유일한 원자력 전문 고등학교다.

이 학교 3학년 조모군의 편지에는 탈원전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이 묻어난다. 조군은 편지에 “저희 학교는 저 때만 해도 학교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이 많아 경쟁력이 상당히 높은 학교였습니다. 그런데 탈원전 발표 후 지원하는 학생들이 대폭 줄어 학교가 설 자리를 잃고 힘들어졌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3·4호기가 건설돼야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입니다. 청년들이 취업 자리를 넓힐 수 있도록 3·4호기 건설을 부탁드립니다”라고 간절하게 요청했다.

또 다른 학생(1학년)은 “원전이 위험하다면 저희가 잘 배워서 관리 잘 할게요. 제발 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1415A27 신한울


학생들이 기름때 묻은 손으로 쓴 편지는 111통으로 수신은 모두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앞이다.


학생들은 이 편지를 원전 건설 재개 운동을 벌이고 있는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에 전달해 발송을 부탁했다. 대책위는 주민들이 쓴 편지를 포함해 모두 171통의 편지를 이달 14일부터 매일 5통씩 청와대로 보내고 있다.

관련기사



실제로 이 학교는 개교 후 매년 90% 이상의 높은 취업률을 보이며 ‘취업 명문’으로 통했고 2016년에는 2.65대 1의 높은 입학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탈원전 발표 후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입학 경쟁률은 1.03대 1로 간신히 정원(80명)을 채웠다.

올해는 전공명에서 아예 ‘원전’을 빼고 신입생을 모집했다. 종전 원전산업기계과·원전전기제어과 2개 전공을 기계과·전기제어과로 각각 변경한 것이다. 학교 측은 “학생 취업의 폭을 넓히기 위해 전공명에서 원전을 뺏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의 거듭된 탈원전 의지 표명에도 원전 건설 재개 요구는 거세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울진군, 울진군의회, 울진범대위 등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해 지난해 12월13일부터 온·오프라인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15일 현재 서명자가 약 31만명에 이른다.

장유덕 울진범대위 공동위원장은 “지역민들이 쓴 손편지를 릴레이 형식으로 보내는 한편 서명 자료를 조만간 청와대에 전달하고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책임 있는 답변을 듣겠다”고 말했다. /안동=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손성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