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군부마저 등 돌리나...마두로 사면초가

워싱턴 파견 대령 "과이도가 대통령"

국제사회도 反마두로 결집 거세

EU "선거 재실시 계획 내놔라"

英·佛·獨 등도 과이도에 한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AFP연합뉴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AFP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점점 더 코너로 몰리고 있다.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와 야권의 퇴진 압박이 갈수록 강력해지는 가운데 자신의 든든한 지지세력인 군부에서마저 첫 이탈자가 나오며 정권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군의 호세 루이스 실바 대령은 자국민과 군부에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에 파견된 무관이라고 자신을 밝힌 그는 워싱턴DC 소재 베네수엘라 대사관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오늘 나는 베네수엘라 국민, 특히 군에 속한 내 형제들에게 후안 과이도를 유일하게 적법한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실바 대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군은 시위대에 대한 공격을 피해야 하며 민주주의 회복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대선에서 68%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권은 유력 후보들이 가택연금과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부정선거라며 마두로의 퇴진을 요구해왔다. 마두로 퇴진운동을 주도하는 과이도 의장은 지난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자리에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을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날 마두로 정권을 향해 “며칠 내 대통령 선거 재실시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추가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과 스페인, 프랑스, 독일 정부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8일 내에 대선 계획을 발표하지 않으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反)마두로 여론 조성에 앞장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날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과이도 의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촉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모든 국가가 한쪽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며 “자유의 힘에 찬성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마두로 정권의 대혼란과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정부는 당초 72시간으로 못 박았던 자국 내 미 외교관 추방 시한을 30일로 연장하는 등 미국과의 갈등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군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처음으로 요구한 호세 루이스 실바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베네수엘라 군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처음으로 요구한 호세 루이스 실바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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