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만리장성 넘는 제네시스

중국에 첫 별도 판매법인 설립

가성비서 고급차로 전략 선회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사업부장 부사장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지난해 11월 제네시스 브랜드의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 G90에 담긴 성능과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제네시스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사업부장 부사장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지난해 11월 제네시스 브랜드의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 G90에 담긴 성능과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제네시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중국에 첫 판매법인을 세우고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이 수명을 다하자 고급 차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 제네시스 차량을 판매할 별도의 전문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현대차는 이르면 연말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식 출시를 목표로 상하이 외에도 중국 내 주요 대도시에 거점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판매법인을 통해 딜러망을 구축하고 마케팅 프로모션 등을 진행해 인지도를 높인 뒤 제네시스 브랜드와 판매할 차량을 정식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생산한 제네시스 차량을 수출해 판매하고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중국 내 현지 공장에서 차량을 직접 생산하는 방식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고급 차 선호가 날로 커지는 중국 시장의 흐름을 무시할 수 없는 탓이다. 중국 고급 차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처음으로 연간 200만대를 넘어섰으며 지속 성장해 2017년에는 전년 대비 18% 이상 증가한 256만여대를 기록했다. 2016∼2017년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량 증가율이 1%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업계에서는 중국 고급 차 시장이 향후 수년간 10%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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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성비 좋은 수입차’ 전략으로 판매량을 늘려왔던 현대차의 전략은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중국 로컬업체의 품질이 대등한 수준으로 치고 올라오자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현지 공장 가동률은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관계자는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 살아나려면 현지 전략을 다시 설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미 고급 차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한 독일 브랜드와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고급 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독일 업체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수출해서 판매할 경우 15%의 관세가 붙는데 이 경우 이미 현지에 생산 체계를 구축한 메르세데스벤츠·BMW 등 다른 해외 브랜드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하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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