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헌혈 단골' 확보, 건강관리 해주기 나름이죠

'스마트 헌혈 앱' 사내벤처 만든 SKT 김광섭·정주상·안혜연씨

金 "혈액암으로 투병한 부친 보며

혈액수급의 어려움 절실히 느껴"

헌혈때마다 콜레스테롤·간수치 등

검사결과 누적분석...하반기 출시

‘스마트 헌혈 앱’을 준비 중인 SK텔레콤 사내 벤처팀의 정주상(왼쪽부터)·김광섭·안혜연씨. /사진제공=SK텔레콤‘스마트 헌혈 앱’을 준비 중인 SK텔레콤 사내 벤처팀의 정주상(왼쪽부터)·김광섭·안혜연씨. /사진제공=SK텔레콤



“아버지가 혈액암으로 2년간 투병생활을 하셨어요. 병원을 자주 드나들었는데 혈액의 수급 문제를 그때 알게 된 거죠. 어떤 시기에는 혈액이 충분한데 어떤 때는 재고가 모자라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 고생하더라고요.”


지난해 회사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사내 벤처를 꾸리게 된 사연은 이랬다. 김광섭(27) SK텔레콤 SV이노베이션센터 매니저는 입사 동료인 정주상(28)·안혜연(25)씨와 함께 ‘스마트 헌혈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구상을 신입사원 발표회에서 내놓았다. SK텔레콤은 3명을 발표회 최우수팀으로 선정한 뒤 사내 벤처팀에 배치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도록 지원했다. 신입사원 3인방의 구상은 주기적으로 헌혈하는 ‘헌혈 단골’을 늘리기 위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헌혈을 처음 경험한 후 5년 이내 다시 헌혈하지 않는 비율이 무려 89%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씨는 “기존 헌혈자들은 감염 여부 등 단편적인 결과물만 받아볼 수 있었는데 헌혈자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를 늘리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현재 개발 중인 앱을 통해서는 헌혈자의 콜레스테롤, 간 수치 등 혈액검사 결과와 건강상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헌혈자가 1년에 네 차례 헌혈했다고 하면 네 차례 헌혈을 통해 건강상태의 추이와 만성질환 가능성을 도표와 데이터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또 일부 건강지표가 안 좋아지고 있다면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수치를 가진 성인들의 발병 가능성을 상세하게 알려주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상당수 헌혈자가 자신의 혈액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만큼 기증된 혈액이 언제 출고되는지 이동과정을 앱으로 알 수 있도록 정보제공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앱에는 커뮤니티도 마련해 단체를 위한 헌혈 예약과 관리 기능을 제공하고 헌혈 참여실적을 다양한 곳으로 공유하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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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을 개발하면서 성공 가능성 여부도 조사했다. 정씨는 “헌혈 횟수가 줄고 있는 것은 헌혈을 1회 한 후 다시 하도록 하는 유인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일반 시민 2,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 가운데 84%가 본인의 건강지표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면 헌혈을 2회 이상 지속해서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스마트 헌혈 앱은 올 하반기께 출시될 예정이다. 이 앱이 성공하면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헌혈 부족 문제와 헌혈자 쏠림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혈액 부족량은 1만2,000명분, 사회적 비용은 500억원가량 됐다. 또 만 29세 이하 헌혈 비율이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해 헌혈자의 청년 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김씨는 “일본의 경우 30~40대 헌혈 비율이 전체의 70%가량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스마트 헌혈 앱을 통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게 되면 30~40대의 헌혈 비율이 증가하고 헌혈 부족 문제도 상당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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